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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9-05 13:17:40
  • 수정 2019-09-05 18:4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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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PHANY”


우연한 순간에 귀중한 것들과의 만남 - 그들의 음악, 그들의 배경에는 항상 현재가 들어있었고 인간이 이어져 있었다. 뒤틀리고 말라비틀어져 갈급해진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는 것은 애정을 지녔다는 것. 치유의 과정이었다.

▲ 앵콜로 ‘사랑으로’가 이어지자 혼신을 다해 손색없는 노래와 연주를 보여준 출연진들에게 무한 감사의 박수를 보내는 관객들. 그들의 붉어진 눈시울 속에서는 안성의 예술은 이미 세계화로 완성되어가는 감동의 명장면을 만들고 있었다.


[우리타임즈 = 김영식 기자] 지난 9월 3일 늦은 저녁시간 안성맞춤아트홀 대강당은 우리시대 가장 아름다운 언어 ‘아리랑’이 안데스 산맥을 휘돌아 명창 조용주의 애끓는 소리로 연결되는 순간 객석은 암전이다. 이 아찔하고 소름 돋는 ‘예술로 세계로’는 이미 관객들에게 프로포즈를 시작했다. 

 

미리 발매한 초대권은 공연이 시작되기 전 이미 동이 난 상태였지만 객석을 가득 메우고도 모자라 폐쇄한 2층 관객석까지 점령한 시민들이 모인 그곳에서 공연을 보기 위해 자리를 찾아내 겨우 몸을 앉힌 기자는 문득 여러 해를 걸쳐 뽑아낸 그들의 절규에 가까운 소리들을 기억해 냈다. 안성예술인들에 대한 외사랑이라고 정의하면 오버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반문 속에서. 

 

클리셰. 관객으로 참여한 라벨라비타, 음고은, 아트드림중창단, 어머니합창단이 ‘만남’을 돌림노래로 부르며 시작된 아날로그 감성은 그들만의 진부함이라 치부할 수 있는가?


관객과의 공유는 식상이 아닌 상식처럼 한 부분을 차지하며, “지나온 계절을 담고 있는 순간만큼 아름다운 날은 없을 것”이라며 “음악의 힘을 보여주세요”라는 백주하 사회자의 멘트로 (사)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안성지회(지회장 이상헌)가 주최·주관하고 안성시가 후원한 제21회 안성예술제 ‘안성예술로 세계로’가 문을 열고 쉼 없이 1부부터 4부까지 이어졌다.


1부 ‘관객과 예술인과의 만남’에서는 지난 6월 열린 뿌리콘서트의 원류 이상헌(기타), 김성근(기타), 이재훈(기타) 아티스트와 허수연(피아노), 권태정(베이스), 양서원(드럼) 등 뿌리밴드와 안데스음악의 전령사 가우사이, 국악협회 명창 조용주, 문인협회 홍미영시인, 음악협회 염진욱 테너가 어우러져 발라드 록 등 대중음악과 정통 클래식음악의 교류는 지나온 여름날을 보내고 가을을 담은 한편의 오페라로 연출됐다.


‘곽재성 색소폰 연주자와 무희와의 만남’의 타이틀로이어진 2부에서 연주하는 내내 붉은 가을을 불러내며 관객들을 치료하는 곽재성 아티스트는 매번 초대받을 수 밖에 없는 특별게스트로서 손색없는 감동의 명장면을 연출해 냈다.


언젠가 그가 “오늘은 매일 볼 수 없는 무지개를 맘껏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곳에 모인 관객이 제 눈에는 무지개처럼 황홀한 빛깔로 보입니다. 한마음으로 노래하는 여러분은 꽃을 닮았습니다.”라고 말한 명품 코멘트가 가슴을 두드리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간결하면서 직관적인 서사와 대화 그리고 휘몰아치는 안데스 바람에 화들짝 놀라게 하는 3부 ‘안데스 음악가와 만남’에서는 딱히 집중해서 듣거나 보지 않아도 저절로 들리는 그들 가우사이의 음악은 자연그대로를 토해냈다.

특히 안성의 오랜 벗이자 안데스음악의 전달자인 특별게스트 ‘가우사이밴드(에콰도르 출신 5인조 라틴밴드)’의 손색없는 연주와 함께 절제되고 정제되지 않은 남미의 삼바 춤 속에 절제의 미학(?)을 보여주는 남·녀 댄서의 손짓, 몸동작 하나하나에 관객들은 이미 그들의 손짓과 몸짓에 잠기고 있었다.


4부 ‘음악으로 하나되기’에서는 출연진 모두가 커튼콜로 나서며 영혼이 갈급하지 않도록 관객들에게 다가서며, 자진모리에서 휘모리로 또다시 자진모리 옮겨가며 펼쳐진 1시간 50여 분간의 공연 런닝타임 내내 700여 관객의 가슴속은 가을의 언덕 위를 서성거리는 서정시로 물들였다. 

 

앵콜로 ‘사랑으로’가 이어지자 혼신을 다해 손색없는 노래와 연주를 보여준 출연진들에게 무한 감사의 박수를 보내는 관객들. 그들의 붉어진 눈시울 속에서는 안성의 예술은 이미 세계화로 완성되어가는 감동의 명장면을 만들고 있었다.







이상헌 (사)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안성지회장은 “안성은 그 어느 지역보다도 예술적 자산이 많고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며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안성예술의 희망적인 모습을 ‘예술로 세계로’를 통해 예술이 있어 행복한 안성, 세계에 우뚝 선 안성맞춤 예인으로 오롯이 희망찬 동행을 해준 여러분과 늘 함께 하겠다.”는 인사말로 ‘예술로 세계로’의 막을 내렸다.


한편 지난 콘서트와 이번 예술제를 통해 프로티켓팅으로 관객몰이를 하고 있는 공연문화에서 공연장이 작든 크든 혹은 적거나 많은 관객들에게 공연을 준비할 수 있는 아티스트, 다양한 공연문화를 접하려는 마니아층과의 동행, 그 가능성을 점검해보고, 안성지역 곳곳에서 관객과 공감하는 예술이 현장예술가들과 예술기획자들의 가슴과 머리언저리에서 진정 사람가운데서 사람을 노래할 것이라는 믿음은 더욱 커지고 있었다.


프로티켓팅처럼 수천에서 수억을 호가하는 예술이 아닌 저 예산 편성으로도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조각들 같은 느낌이 떠오르는 이들의 영화같은 한편의 콘서트는 현실과 닿아있는 인간의 원형이라는 점에서 그들의 음악, 그들의 배경에는 항상 현재가 있고 인간이 있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예술적 융합을 꿈꾸는 안성예인들이 이뤄낸 콘서트는 관객들의 감성이 메마르지 않도록 늘 촉촉이 적셔주고 어루만져 주는 음악의 키다리 아저씨로 계속 남겨질 것이다. (사진 = 안명선 기자)


“EPIPHANY” -"귀한 것들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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