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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8-20 10:3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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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논에 물이 차기를 얼마나 기다렸을까

살아있다살아있다살아있다고

목이 터져라 소리 질러대는 삶의 환희가

내게 한번이라도 있기라도 했을까

노랫소리 시끄러운 들판은 지금

축제가 한창이다.

 

먼 길 가던 보름달도

일찌감치 내려앉아 한상 받아 앉았고

뛰놀기 바쁜 배고픈 조무래기별들

모두 논물 속으로 뛰어내려

하늘인지 땅인지 분간이 어려운 여기는

뉴욕, 파리, 서울

살아 있는 것들 세상 한복판이다.

 

기껏, 배꽃 떨어지는 일에 예민해 하며

달빛아래 서성거리는 사람들은 소외될 수 밖에 없는

봄밤의 배경으로 선 인간의 마을에서

개구리 소리를 듣는다

개구리경전經典소리를 듣는다

 

 

    


 

 

제임스 글릭은 저서 『카오스』에서 혼돈이나 무질서가 어떤 질서와 규칙을 가진다는 이론을 언급했다. 논을 가득 채우는 울음소리는 대체로 백색소음으로 치부할 터, 사람 세상 한복판으로 뛰어들어 저마다의 사연을 들어보면 한 편의 서사시인데. 개구리를 한낱 미물이 아닌 오직 만물이라 불러야겠다. (박용진 시인ㆍ평론가)

 

    


 

 



전인식 詩人

 

‘97 대구일보 ‘98 불교문예 

시집 ‘검은 해를 보았네’

전자시집‘고약한 추억의 빛’

통일문학상 선사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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