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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8-31 09:01:01
  • 수정 2022-04-13 07:3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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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즐거움을 발하는 즐거움의 슈퍼전파자가 되어봄은 어떠한가.


▲ 유영희 詩人

분꽃이 피었다. 마음결 고운사람 수줍은 미소 닮은 붉고 노랑꽃이 초록 잎 사이에서 고갤 내민다.

 

분꽃은 오후 4시경 피기 시작해 새벽 6시경까지 활짝 피어 'four o'clock flower'로 불리기도 한다. 어릴 적 많이 보았던 꽃을 보니 엄마 생각이 난다. 엄마, 이 다정하고 따스한 탯줄 같은 말을 잊고 있다가 생각과 마음 깃든 얼굴을 꽃에게서 본다. 지친 나로 돌아와 주저앉을 때 먼별, 온기 가득한 빛을 보내는 분꽃 향기 지닌 시간과의 재회인 것이다.

 

비는 태양이 비치는 한낮 매미울음을 뚫고 내린다. 모든 일들이 역습과 역행으로 순간에 일어나니 속수무책이다. 피폐해지는 감성과 이합집산(離合集散)그악스러워지는 사람의 행태가 위태로운 세상이다.

 

일상의 쳇바퀴는 숲속 다람쥐에게 주고 하루 여행을 떠났다. 물론 사회적 준수가 아닌 자발적 규칙을 지키며 자연의 대표적 곡선주자인 구름과 인사를 나눈다.

 

자유로운 흐름에 안정이 느껴지는 부드러운 구름나라 영혼들이 실로 부러웠다. 구름 나라에 든 비행기와 드론, 새와 애드벌룬도 포근히 보듬는 구름 한 조각 이식받고 싶어진다.

 

언젠가부터 생의 이야기가 불행보다 해피하기를, 자연을 귀히 여기지 않는 세상은 살아가기 힘들다는 그 두 가지가 글쓰기의 정석이 되었다. 홀로 가지는 즐거움이 아닌 모두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양식이 풍부해지는 ‘함께’의 원동력이다.

 

즐거움을 논하는 <장자> 추수 편에 장자와 혜자의 물고기의 즐거움<魚之樂>이란 일화가 있다. 비대면의 시대 웃음을 주는 두 사람의 논리적 반격 말싸움의 묘미가 있다.

 

일축 간략히 말하면 장자는 “호수의 물고기가 한가로이 놀고 있으니 물고기의 즐거움일세.”라고 말하고, “자네가 물고기가 아닌데 어떻게 물고기의 즐거움을 아느냐?.”, “자네는 내가 아닌데 어떻게 내가 물고기의 즐거움을 알지 못하는지 알 수 있겠는가?”묻자,

 

“자네가 아니니 물론 그대를 알 수 없고 그대도 물고기가 아니니 물고기가 즐거운지 알 수 없는 게 분명하네.”라고 하자

 

장자는 “자네가 어찌 물고기가 즐거운지 아는가, 말했을 때 자네는 이미 내가 그것을 안다는 것을 알고 물은 걸세. 나는 물고기의 즐거움을 다리 위에서도 안다네.” 도가 사상의 장자와 논리박사 혜자의 말솜씨에 구름도 엿듣고 매미도 울음을 뚝 그치는구나.

 

즐거움은 삶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


열심히 사는 가운데 즐거움이란 요소가 없다면 무슨 재미로 살아가나. 요즘처럼 재미없는 우울과 상실 가득한 시대, 활짝 핀 꽃의 미소만 빼앗지 말고 스스로 즐거움을 발하는 즐거움의 슈퍼전파자가 되어봄은 어떠한가.



[덧붙이는 글]
유영희 詩人. (사) 평택문인협회회원. 시샘문학회원. 문예사조로등단. 경기문학공로상수상. 평안신문칼럼게재. 개인시집 ‘어느 별자리를 가져도 좋다(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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