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해가 가능하단 예보는 오늘도 당신 곁을 기웃거리게 하네
항상풍을 빌려 탈 수 있다는 소문은 출항을 준비케 하네
당신은 내게 사나운 태풍, 이름만 바뀔 뿐 매한가지네
한때 잠잠하지 않은 당신 탓하며 스스로 전복되어
돛도 잃고 노도 잃고 아예 닻까지 바다에 버리려 했지만
당신 한쪽은 항상 위험반원, 내 사나운 항해로는
쉬 당신 만날 수 없기에 내가 먼저 잠잠해지겠네
따지고 보면 나도 태풍이었던 적 많았네
우리는 서로가 서로의 옆구리를 빌려 타고 있던 거였네
* 태풍 진행 방향에서 배의 항해가 가능한 반원
가항 반원이란 태풍은 반시계 방향으로 바람이 불며 이동하다 편서풍을 만나게 되면 바람의 방향이 반대가 되어 순풍을 따라 태풍권 밖으로 나올 수가 있음을 뜻한다. 일상에서 누구나 태풍을 맞닥뜨리게 된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막다른 길에 처한 상황이어도 길은 있는 것이다. (박용진 시인/평론가)
배세복 詩人
2014년 광주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몬드리안의 담요』(시산맥 2014)
문학동인 Volume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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