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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9-09 09:26:32
  • 수정 2022-04-13 07:3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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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방금 햇살 한 숟가락 퍼 먹었어요.”


▲ 유영희 詩人

어린 한 소녀가 시리얼을 먹고 있는데 아침 햇살이 숟가락에 반사되었다. 함박웃음을 웃으며 소녀는 어머니에게 엄마, 방금 햇살 한 숟가락 퍼 먹었어요.”바람과 비의 소란한 시간이 지나고나니 고운 동심 이야기가 생각나는 평온한 아침이다.

 

나무들이 작은 마을을 이루어 사는 나무숲을 보며 출근을 한다. 바람과 비가 떠난 아침 청자처럼 푸른빛 도는 잎사귀가 낮게 흔들린다. 햇살과 바람에 묵언 수행을 한 듯 맑은 얼굴이다.

 

살아남은 모든 것은 빛이 난다. 고인 물을 먹는 새들은 햇빛의 시간으로 흥겨워 오두방정 부산하다. 물만 그득 고인 밥그릇을 보고 돌아가는 고양이와 비둘기도 실망하지 않는 생기가 재기되는 시간이다.

 

“나야 말로 내가 의지 할 곳이다, 나를 제쳐놓고 내가 의지할 곳은 없다, 착실한 나의 힘보다 더 나은 것은 없다.”-법구경- 태풍과 수해와 같은 자연현상의 위력을 이길 수 없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처럼 오늘도 만상은 물론 나의 창가, 베란다가 온통 햇빛촌 이다. 스스로 찾아온 위대한 자연 방문객을 마주하며 착실한 나의 힘, 내면의 힘을 키우는 지혜를 얻는다.

 

대면이 많은 일터, 수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하나같이 급하고 신경이 날카롭다. 먹고 마시는 일이 삶의 주이기도 하지만 역변의 시대가 오면서 모든 일들은 삶의 다양한 콘텐츠와 멀어지고 먹고 마시고 화내는 시비의 시간을 퉁퉁 불리고 있다.

 

한마디로 각박하다. 곳곳에 “길고양이 먹이 절대 주지마세요” 문구가 늘어난다. 반려묘와 동거하는 입장에서 가슴이 아픈 일이다. 이러하니 콩 한조각도 나눠 먹는 시대가 퇴행하고 추억에서만 생각하게 될 날도 머지않았다.

 

빛나는 삶을 살아가는데 힘을 주는 책을 발견했다. 50세 이후 생의 전환, 반전의 전성기를 산 30인의 생애를 다룬 <50세 빛나는 삶을 살다>이다. 너무나 특별한 그들처럼 살 수는 없지만 발견과 창조로 세상을 변화시킨 인물들의 정신은 위대하다.

 

목차 서문에 “별들은 나이를 세지 않는다”는 말에 현혹된다. 자신만이 가진 영혼의 지지대가 박약한 사람들은 무언가를 갈구하지만 방법을 찾는데 어려워한다.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는 나는 색연필과 물감, 그림붓, 화선지, 도화지, 이젤, 캔버스등 마음 동하는 데로 그리기위해 오래전부터 준비해왔다. 홀로 지내야하는 요즘 심심하지 않게 사는 나만의 방식이다. 드로잉과 채색이란 몰입 과정, 그 기쁨은 경험한 자만이 갖는 오롯한 행복이다.

 

햇빛이 거실과 방으로 든다, 부드럽고 충만한 사상을 가진 사람도 늘어나리라. 결핍을 채워가는 건강한 영혼의 지지대, 나이를 세지 않는 별 중 코코 샤넬, 빅토르 위고, 세르반테스도 처음에는 그렇게 시작했다네.



[덧붙이는 글]
유영희 詩人. (사) 평택문인협회회원. 시샘문학회원. 문예사조로등단. 경기문학공로상수상. 평안신문칼럼게재. 개인시집 ‘어느 별자리를 가져도 좋다(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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