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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5-27 09:4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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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바깥에서 안쪽의 유리를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다양한 모양을 하고 피어난 유리알의 형체

 

유리 안의 모습이 아버지의 시간이란 것을 알까

어떤 모양으로 피어날지 모르는 어릴 적 목적은 선택의 실수가 있다 

다양한 악기를 배우며 알지 못할 근원 속으로 빠져 

한탄강을 건너고 숲 소리도 듣고 자막을 건넜다 

아버지의 기술을 딛고 일어선 자국 

유리로 태어나 유리 앞에 서서 사진을 찍는다 

아버지 안에 아들이 있고 아들 안에 아버지가 있는

 

곧 빛날 너의 인생 

투명한 유리의 휘어짐이 얼마나 각도를 구부려야 

아버지의 모습에 닿아있을까

 

눈을 뜨기 위해 깨져야 하는 시간

 

어깨는 구부리고 휘어진 계절이 비치고

 

거울은 경계에 서서 구부릴 줄 모르지

아버지가 건너왔던 수많은 물상 

유리에서 유리가 태어난 줄 모르고

시간은 그렇게 반사되어 테헤란 유리벽에 맺혀 있다

 

 

 

 




 라캉은 "나는 내가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내가 생각하지 않는 곳에서 존재한다고 했다."(『정신분석의 다른 측면』) 물체에 비친 상이라는 뜻을 가진 반영(反映)의 '숨은 보여줌'을 떠올리면 이와 같다. 바쁜 일상에서 문득 바라본 유리나 거울에 비친 모습과 상대방의 표정에서 낯선 '나'를 발견하면서 내가 생각하는 '나'와 상대방이 인식하는 '나'가 다름을 발견한다. 유리처럼 사물을 비춰주는 물건이 아니더라도 아들의 모습에서 자신의 지난 시간을 발견하는 아버지처럼. 잠시 멈춘 일이 가끔 떠오른다.(박용진 시인)

 

 



 


김송포



전북 전주 출생

2008년 시집『집게』로 작품 활동 

2013년『시문학』우수작품상 

시집『집게』『부탁해요 곡절 씨』『우리의 소통은 로큰 롤』

포항소재문학상, 푸른시학상

2021년 상상인 시집창작지원금 수혜

현 '성남FM방송' 라디오 문학프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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