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21-08-27 09:57:28
  • 수정 2022-04-13 07:37:57
기사수정


▲ 유영희 시인

[유영희의 共感同感] “저마다의 일생에는, 특히 그 일생이 동터 오르는 여명기에는 모든 것을 결정짓는 한순간이 있다.”고 장 그르니에 선집 <섬>에서 말한다.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라고 했던가, 금쪽같은 아들의 결혼식이 끝났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치르게 되는 큰 행사이다. 방긋 웃음 날리며 자신의 가장 좋은 날을 즐기는 아름다운 예비부부 모습을 보며 옛 시절을 떠올린다.

 

시간의 지층은 다르지만 지금과 같은 아름다운 순간이 있었다. 시간은 무엇을 어떻게 넘고 건너가 이렇게 신성하고 단단한 웃음의 무게를 흘리는가.

 

사방이 물로 둘러싸인 육지가 섬의 정의다. 철썩거리다 알맹이가 되고 푸른 육지가 되는 일은 거친 물결이 주는 생의 선물이다. 내가 섬이 되어 살아 왔듯이 또 하나의 섬이 탄생했다. 어쩌면 섬이란 희노애락(喜怒哀樂)을 피우는 산실이며 불꽃같이 살아가야할 불과 물이 동행하는 루트이기도 하다.

 

잘산다는 말은 너무 어렵고 막연하다. 그들은 아직 달콤함만 느끼게 하고 싶다, 신혼이므로, ‘일생이 동터 오르는 여명기’이므로.

 

기쁜 날 웃음위로 울음이 여민다. 미립의 울음 동작은 살며시 눈물을 훔치는 일임을 오늘 알게 되었다. 아들이 생긴 쪽도, 딸이 생긴 쪽도 공평하게 받는 미묘한 조합은 ‘결정짓는 한 순간’이 되어야만 알 수 있는 비밀이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자유 서정시인 정현종시인의 <섬>이다. 시의 성격이 상징적, 희망적, 의지적으로 그 섬은 서로를 이어주는 공간을 의미한다. 모든 우리와의 관계회복을 이끈다. 새로운 생의 햇병아리 부부도 독립된 객체의 섬이란 주택에 기거하면서 주변을 아우르고 더불어 우주의 연약한 작은 잎과 꽃의 일에도 마음 쓰는 따스한 사람이기를 희망한다.

 

행복에 물든 그들의 신혼여행 마지막 밤에 이 글을 쓴다. 내일이면 보금자리 작은 섬으로 귀환할 아들 부부에게 보내는 축복의 메신저 다정하다.

 

“행복해, 그리고 사랑해.”


[덧붙이는 글]
유영희 詩人. (사) 평택문인협회회원. 시샘문학회원. 문예사조로등단. 경기문학공로상수상. 평안신문칼럼게재. 개인시집 ‘어느 별자리를 가져도 좋다(2017)’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rtimes.co.kr/news/view.php?idx=17781
기자프로필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안성불교 사암연합회, 부처님 오신 날…
2024 안성미협 정기전
문화로 살기좋은 문화도시 안성
0.안성시 불공정 하도급 신고센터운영
한경국립대학교
만복식당
설경철 주산 암산
넥스트팬지아
산책길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