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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작가 송상호의 <재미로 보는 안성이야기> - 30-20편 이런 말 들어나 봤나. ‘교육의 도시 안성’
  • 기사등록 2021-09-28 09:3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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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회에 걸쳐 연재되는 <재미로 보는 안성이야기>는 2019년 9월에 출간되어 3쇄를 찍은 작가 송상호의 책이다. 그가 안성사람들의 자긍심과 안성의 미래를 위해 쓴 책 <재미로 보는 안성이야기> 총 30편의 이야기를 매주 1편씩 안성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이 책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읽도록 만들어졌으며, 안성사람이라면 누구나 알아야 할 내용으로 가득하다.[편집자 주]

 

▲ 송상호 작가

[송상호의 재미로 보는 안성이야기] ‘교육의 도시 안성’이라니, 무슨 청동기시대에 고인돌끼리 키스하는 소리도 아니고, 살다 살다 처음 들어봤다고 하실 게다. 책을 쓰려고 이제 하다하다 별 짓을 다한다고 하실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만 인내하고 내말을 들어보라.

 

웬만한 도시에 하나 있다는 향교가 안성엔 3개씩이나

 

그거 아는가. 안성에 향교가 자그마치 3개나 있다는 거. 웬만한 도시엔 향교가 하나 쯤 있다. 그런데 왜 안성엔 향교가 3개나 있을까. 그건 안성의 역사를 알면 보인다. 무슨 소리냐고. 안성이 크게 3개의 군이 합쳐 하나의 도시가 되었다는 것은 13장(일죽은 '죽일면', 죽산은 '이죽면', 면이름 이게 뭥미?)에서 보았다.

 

기억하는가. 양성군, 죽산군 그리고 안성군을. 그렇다. 조선시대엔 거의 하나의 군에 하나의 향교가 있었던 걸로 보인다. 그러다보니 양성군엔 양성향교가, 죽산군엔 죽산향교가, 안성군엔 안성향교가 생겼다. 그러니 결과적으로 안성시엔 향교가 셋이나 된 것이다.

 

여기서 잠깐! 향교가 뭐하는 곳이냐고. 향교는 조선시대 지방에 설치한 국립 교육기관이다. 요즘말로 말하면 정부가 세운 국립대학교인 셈이다. 조선은 향교를 통해 지방의 교육을 담당하고, 지방의 문화를 활성화하고, 과거제를 통해 인재를 양성했다.

 

조선은 군현제의 정비와 함께 지방 수령들에게 향교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보호·육성을 촉구했으며, 이를 위한 재정적 지원도 적극적으로 했다. 따라서 향교는 지방 수령이 책임을 지고 운영을 했다. 지자체 시장이 책임지고 운영하는 국립대학교란 이야기다.

 

그 시대의 핵심가치인 유교(논어, 중용, 대학, 맹자 등)의 교육이 여기서 이뤄졌다. 요즘으로 하면 대한민국 핵심가치인 민주주의를 교육하는 국립교육기관이다.

 

각 향교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안성시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시고, 여기서는 각 자료를 참조해서 내가 만든 아래의 표를 보는 걸로 만족하면 좋겠다. 내가 내용을 쓰기 싫어서가 아니라 보는 당신을 배려해서라는 거 알아주시라. 하하하하.

 

안성에 서원도 세 개나 있었다고?

 

향교이야기를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있다. 바로 서원이다. 서원이란 내외의 명현을 제사하고 청소년을 모아 인재를 기르는 사설교육기관이었다.

 

말하자면 향교는 국립교육기관이었고, 서원은 사립교육기관이었다. 안성에 서원이 자그마치 3개나 있었다는 것도 놀라운 사실이다.

 

15장(안성에 이렇게 웃긴 마을 이름이)에서 소개한 마을 중 선비마을을 기억하실 게다. 그 선비마을에 바로 덕봉서원이 있다. 덕봉서원은 오두인의 충절과 덕행을 기리고, 지방 백성의 교육을 위해 지었다.

 

15장에서 본 바대로 선비마을은 ‘오씨 집성촌’이었다. 오두인(1624∼1689)은 조선 숙종(재위 1674∼1720) 때의 문신으로, 인현왕후의 폐위를 반대하다가 의주로 유배가는 도중에 죽었다.

 

이 서원은 숙종 21년(1695)에 지어진 후 숙종 23년에 임금이 ‘덕봉’이라는 현판을 하사하여 공인과 지원을 받게 되었다. 고종 8년(1871) 서원철폐령 때에도 헐리지 않고 존속한 전국 47개 서원 가운데 하나이다. 지금도 선비마을에 가면 덕봉서원을 만날 수 있다.

 

1692년(숙종 18)경 봉남동에 홍우원을 받들기 위해 그의 후학들이 남파서원을 세웠다. 선현배향과 지방교육을 담당하던 중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1871년(고종 8)에 철폐되었다.

 

1668년 송시열 등이 그의 스승인 김장생을 추모하여 도기동에 도기서원을 세웠다. 1669년 ‘道基(도기)’라고 사액되어 사액서원으로 승격되었으며, 1712년(숙종 38) 복액되었다. 선현배향과 지방교육의 일익을 담당하던 중 역시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1871년(고종 8)에 철폐되었다.

 

한일합방 전후에 안성에 학교가 이렇게 많이 세워진 이유.

 

1902년 당시 안성군수였던 이종두가 세운 사립 안성소학교는 오늘날에 안성초등학교가 되었다. 1907년엔 양성면 미산리에 강도영 신부가 세운 사립 해성학교는 1930년대에 폐교되었다. 안성에 포도를 가져온 공베르 신부가 1909년에 안법학교를 세웠고, 지금의 안법고등학교로 이어졌다.

 

양성초등학교의 전신인 적성학교는 대한제국이 멸망하던 1910년에 세워졌다. 당시의 시대적 상황은 1905년 을사늑약으로 일제에 의해 외교권을 빼앗겼고, 이에 실력을 양성해 국권을 되찾자는 애국계몽운동이 활발했다.

 

이러한 계몽운동을 하고자 당시 양성군의 군청이 있던 군내동(지금의 양성면 동항리)에 적성학교가 세워졌고, 오늘날 양성초등학교가 되었다.

 

적성학교가 생기던 1910년에 역시 같은 뜻을 가진 정응설이 세운 사립 산창학교는 1916년에 폐교되었다. 지금의 원곡면 산하리의 자리에 세워졌었다. 같은 해에 애국계몽운동의 일환으로 세워진 죽산보통학교는 지금의 죽산초등학교가 되었다.

 

이밖에도 “1907년 대덕면에 금릉의숙, 1907년 고삼면에 흥영학교, 1908년 보개면에 동안학교, 1908년 대덕면에 성명의숙, 1909년 서운면에 송죽촌 의숙과 의인학교, 1909년 미양면에 서운의숙, 1909년 양성면에 덕산학교, 1910년 공도읍 진사리에 양진학교( 출처 : 자치안성신문 2016.3.10.- 자세한 내용은 해당기사문 ‘1902년 사립 안성소학교가 안성 최초의 근대교육기관’을 참고하라 )” 등이 있었다.

 

이 학교들이 모두 일본의 을사늑약이 체결되고 난 후 생긴 학교들이다. 그야말로 애국계몽운동을 넘어 독립운동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 책 29장(안성에 독립운동가가 이렇게 많다니)에서 만나 볼 다양한 독립운동의 일환이었다. 무려 안성이 이런 곳이다.

 

이렇게 훌륭한 대학교들이 안성에 있었어.

 

이밖에도 가수 송유빈, 하성운, 선우정아, 양요섭 등을 배출한 동아방송예술대학교와 안성사람들은 무시하지만 전국에서는 이 대학교에 오고 싶어 줄을 서는 국립 한경대학교와 나의 아내가 다니는 간호학과와 나의 아들이 다니는 스마트소프트웨어학과가 있는 두원대학교와 취업의 메카로 통하는 안성 폴리텍 대학교와 사람들이 서울에만 있다고 착각하는 중앙대학교가 안성에 있다.

 

이렇게까지 말했는데도 ‘교육의 도시 안성’이란 말에 동의하지 못하시겠다면, “아! 몰랑. 배째”라고 말하고 싶다. 하하하하하. 


[덧붙이는 글]
저자 송상호는 안성에 이사 온 지 20년차다. 2001년 일죽에서 ‘더아모의집(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모임의집)’을 열었으나, 텃새로 인해 보금자리에서 세 번 쫓겨나는 아픔을 겪었다. 2005년부터 안성신문 등 각종 신문에 기자로 활동했고, 지금은 금광면 양지편마을에서 마을주민과 어울려 살면서 글을 쓰고 있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19금을 금하라> 유심 | 2018.10.19, <더불어 바이러스> 유심 | 2017.01.18, <그래도 종교가 희망이다> 유심 | 2016.05.31, <모든 종교는 구라다> 개정판, 유심 | 2015.08.31, <당신의 결혼은 안녕하십니까> 유심 | 2015.08.31, <자녀 독립 만세> 삼인 | 2013.03.19, <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 겨> 자리 | 2012.05.07, <우리 아이 절대 교회 보내지 마라> 자리 | 2011.07.20, <예수의 콤플렉스> 삼인 | 2011.06.30., <학교시대는 끝났다> 신인문사 | 2010.07.26, <모든 종교는 구라다> 자리 | 2009.06.30, <문명 패러독스> 인물과사상사 | 2008.12.26 등 총 11권의 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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