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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10-19 09: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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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진 시인/평론가

[기고 = 박용진 시인] 우리가 감각하는 이 세계는 환영과 허위로 가득 차 있다. 나의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온 대상에 대한 정보는 뇌에 도달하기까지 시간 간격이 있다. 지금이라고 느끼지만 이미 지나간 과거를 읽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인식은 온전히 가짜인 것인가. 받아들인 여러 정보를 사람에 따른 해석과 재구성이 다를 뿐 무조건 가짜라고만 할 수 없다. 인식함의 차이와 시간 차이는 있지만 실제라고 느끼는 실재함이 있기 때문이다. 세상 만물은 허위와 실재라는 동시성과 이원성을 함께 가지고 있다.

 

현대인들은 분노, 슬픔, 외로움, 죄책감을 반복해서 가지면서 고통스러워한다. 왜, 아파해야 하는가. 조물주는 우리를 왜 이렇게 만들었던가. 이러한 고통은 어떻게 생기는가. 그러면 고통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현재라고 느끼는 지금만이 절대적 실제라고만 아는 편향된 의식과 '나'라고 느끼는 몸의 지배에 따르는 생존 본능의 과다에서 고통이 생겨난다. 유전자를 가진 몸은 매 순간 여러 호르몬을 분비하며 각종 욕망을 만들어 낸다.

 

끊임없이 원하기만 하는 '나'에게 충족되지 못한 욕망들은 심층 의식에 쌓이면서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업으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에게 점심밥을 한 번 사준 적이 있었다.

 

조건 없는 밥 보시라고 생각했지만 무의식 속에는 스스로도 모르게 보상 심리가 쌓여 어느 순간부터 다시 밥을 사주지 않는 상대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들이 응어리졌다가 튀어나오는 수가 있다. 분노, 슬픔, 외로움, 죄책감 같은 고통에 대한 메커니즘은 대체로 이러하다. 다르게 보일 뿐 생존 본능이라는 자기 보존 욕구의 과다에서 고통이 발생한다.

 

최근 자살률이 높다. 우울증이 생기는 주된 원인은 신체 병리적일 수도 있지만 물질적 성취주의에만 물들어 정신적 가치의 상실에서 온다.

 

이러한 수많은 고통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스스로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 알아채기만 해도 절반은 성공이다. 내가 슬픔, 분노 같은 마음에 머물고 있는 줄 안다면 조절할 수가 있다. 조절 작용을 신성, 불성(神性, 佛性)이라 부른다.

 

수시로 무의식을 정화하는 법도 중요하다. 이완과 명상, 신체 물리 운동, 잠들기 전 기도하기 같은 방법이 있다.

 



[덧붙이는 글]
박용진시인은 경북 안동 출생으로 2018년 『불교문예』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파란 꽃이 피었습니다』가 있으며, 2020년 평론가로 이름을 알리며 본지를 비롯하여 각종 신문사와 잡지에 칼럼을 게재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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