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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11-02 07:5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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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회에 걸쳐 연재되는 <재미로 보는 안성이야기>는 2019년 9월에 출간되어 3쇄를 찍은 작가 송상호의 책이다. 그가 안성사람들의 자긍심과 안성의 미래를 위해 쓴 책 <재미로 보는 안성이야기> 총 30편의 이야기를 매주 1편씩 안성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이 책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읽도록 만들어졌으며, 안성사람이라면 누구나 알아야 할 내용으로 가득하다.[편집자 주]

 

▲ 송상호 작가

[송상호의 재미로 보는 안성이야기] “안성이 종교성이 강한 도시”라는 말을 들어봤는가. 누가했나? 바로 내가 최초로 했다. 왜 했나? 앞에서 살펴본 안성종교역사가 잘 말해준다. 더 본질적인 이유는 이러하다.

 

안성의 종교역사는 한반도의 종교역사.

 

삼국시대에 걸쳐서 불교가 중국에서 한반도로 전래되었다. 이때에 안성 땅에도 불교가 들어왔다. 칠장사(신라 선덕여왕 532~647 대에 자장율사가 창건)와 석남사(680년 신라 문무왕 때에 담화스님이 창건)를 굳이 예로 들지 않아도, 안성엔 일찌감치 불교가 뿌리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청룡사(1265년 고려 원종 6년에 명본국사가 창건)와 함께 3대 천년사찰의 역사를 보면, 굴곡 많은 고려시대와 맞닿아 있다.

 

조선시대는 또 어떠한가. ‘숭유억불(조선왕조의 기본정책의 방향으로서, 유교를 중심으로 삼고 불교를 배척한다는 사상)’시대에 맞춰 3개의 향교와 3개의 서원(20장 - 이런 말 들어나 봤나 교육의 도시 안성)이 세워졌다. 조선시대 말까지도 향교와 서원은 안성사람들과 함께 했다.

 

신유박해(1801년)와 기해박해(1839년)를 통해 안성에 천주교 신자들이 대거 숨어들었다. 그들로 인해 안성이 졸지에 천주교의 변두리에서 중심지가 되었다. 1901년엔 포도를 들고 온 공베르 신부가 안성에서 천주교를 확장시켰다.

 

1902년 12월엔 개신교회인 안성제일장로교회가 시작되었다. 일제강점기에 국내 개신교가 핍박당할 때, 안성제일장로교회도 수난과 순교를 당했고, 6.25한국 전쟁의 고난과 함께 하다 겨우 교회당이 자리를 잡았다. 물론 특정한 교회의 역사지만, 안성에 정착한 개신교회의 역사도 비슷비슷하다.

 

이렇듯 한반도에서의 우리 민족의 종교역사와 안성의 종교역사는 계속 맞물려 왔다. 사실 우리민족의 종교역사 사이클(삼국시대 : 불교 전래 ⟶ 고려시대 : 불교 번창 ⟶ 조선시대 : 유교 번창 ⟶ 개화기 : 천주교와 개신교 전래 ⟶ 근 현대 : 개신교와 천주교 번창)과 안성의 종교역사 사이클은 정확하게 일치한다.


한번 받아들이기가 어렵지 시작하면 뽕을 뽑는다.

 

우리 민족은 대륙사람도 아니고 섬사람도 아니다. 살아오면서 대륙사람과도 교류 했고, 섬사람과도 교류 했다. 혈통도 대륙사람과 섬사람이 섞여있다. 대륙사람의 기질도 있고, 섬사람의 기질도 있다. 그래서 문화든 종교든 처음 받아들이기가 어렵지, 한 번 받으면 뽕을 뽑는다.

 

한반도는 대륙과 섬을 잇는 교통의 요지여서 늘 침략의 대상이 되었다. 대륙과 섬의 침략을 많이 받던 우리 민족은 힘을 합칠 땐 화끈하게 합치는 습성이 있다. 세계에서 유래 없는 2002년 월드컵 거리 응원전과 어느 나라 역사에도 없는 비폭력 촛불혁명 등이 그것이다.

 

마찬가지로 안성도 그러하다. 충청도 사람도 아니고 경기도 사람도 아닌 것 같지만, 둘 다 가지고 있다. 백제 사람도 고구려 사람도 신라 사람도 아닌 것 같지만, 셋 다 가지고 있다. 농촌사람 같지만 도시사람 같기도 하다. 배타적인 것 같지만 누구보다 포용적이다. 외세에 누구보다 방어적이지만, 한번 받아들인 외세는 뽕을 뽑을 정도로 꽃을 피운다.

 

사실 한반도에서 성행한 종교들이 모두 외래종교다. 우리 민족 고유의 종교가 아니다. 불교는 인도와 중국으로부터, 유교는 중국으로부터, 천주교와 개신교는 서양으로부터 온 외래종교다. 이런 외래종교들이 한반도에만 오면 핍박의 시기를 거쳐, 종교 발생지보다 더 번창 했다. 마찬가지로 안성에 온 외래종교들도 한반도와 같은 종교역사를 일구어 냈다.

 

안성이 종교성이 강하다고 말하는 4가지 이유.

 

이런 안성의 기질을 무엇보다 잘 표현해낸 것이 바로 안성종교의 역사다. 안성에 종교가 융성한 건 우연이 아니다. 그것은 아마도 안성사람들이 종교성이 강하기 때문이리라. 안성의 종교성이란 ‘배타성, 포용성, 융합창조성, 그리고 고난을 이겨내는 자세’등이 그것이다.

 

첫째, 모든 종교는 적당히 배타성이 있다. 그것은 자신의 종교만의 색깔을 지키려는 몸부림의 산물이다. 안성도 역사의 고비마다 외부로부터 자신의 것(가족, 재산, 농토, 산하)을 지키려는 필사의 몸부림을 해왔다. 이 배타성은 곧 약자를 억누르는 불의에 대한 저항으로 나타난다. 이기적인 배타성은 텃새를 부리지만, 정의로운 배타성은 불의에 저항한다(명언이다. 밑줄 쳐라. 하하하하).

 

둘째, 종교는 포용성이 있음으로 해서 그 존재의 빛을 발한다. 사실 배타성과 포용성은 정면으로 상충하는 성질이지만, 실제 종교에서는 그 둘은 늘 공존한다. 배타성으로 자신을 지켜내고, 포용성으로 자신을 확장시켜 나간다(이것도 명언이다). 안성 또한 역사 내내 그래왔다.

 

셋째, 융합창조성은 종교의 또 다른 면이다. A와 B가 종교에서 만나면, 새로운 C가 재창조 된다. 중동의 메소포타미아 신앙과 유태인이 만나서 유태교가 탄생했다. 유태교와 예수가 만나서 기독교가 재창조되었다. 힌두교와 인도 전통 신앙이 만나서 불교가 탄생했다.

 

기독교와 유태교 그리고 중동지방의 신앙이 만나서 이슬람교가 재창조 되었다. 안성도 역사 내내 그래왔다. 불교와 안성이 만나서 안성만의 미륵신앙이 재창조 되었다. 유교와 안성이 만나서 안성의 유교문화를 꽃피웠다. 기독교와 안성이 만나서 안성만의 교회역사를 창출해냈다. 이러한 현상은 이질적인 무엇을 처음 받아들일 때는 진통을 겪지만, 일단 적응하고 나면 폭발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고난을 대하는 자세는 중요하다. 세계유력종교들의 교주가 출현한 각각의 시대적 배경은 모두 ‘민중 고난시대’였다. 불교의 싯다르타 왕자가 속한 나라는 당시 인도의 강대국사이에서 고통당하는 약소국이었고, 예수의 출현당시는 로마치하의 고단한 민중들이 있었고, 공자가 출현할 땐 춘추전국의 전쟁에 지친 민중들이었고, 마호메트가 태어났을 땐 강자들의 힘이 곧 법인 ‘약자고통시대’였다.

 

안성이 종교적일 수밖에 없는 것은, 주변 때문에 늘 고통당하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이 역사는 한반도도 마찬가지였다. 종교는 고난 속에서 피어나는 한 송이 꽃과 같다(이 장은 밑줄 천국이다. 하하하하). 안성 또한 그러하다.

 

이것들이 진정한 안성의 힘이며, 안성이 종교성이 강하다고 말하는 이유다. 


[덧붙이는 글]
저자 송상호는 안성에 이사 온 지 20년차다. 2001년 일죽에서 ‘더아모의집(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모임의집)’을 열었으나, 텃새로 인해 보금자리에서 세 번 쫓겨나는 아픔을 겪었다. 2005년부터 안성신문 등 각종 신문에 기자로 활동했고, 지금은 금광면 양지편마을에서 마을주민과 어울려 살면서 글을 쓰고 있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19금을 금하라> 유심 | 2018.10.19, <더불어 바이러스> 유심 | 2017.01.18, <그래도 종교가 희망이다> 유심 | 2016.05.31, <모든 종교는 구라다> 개정판, 유심 | 2015.08.31, <당신의 결혼은 안녕하십니까> 유심 | 2015.08.31, <자녀 독립 만세> 삼인 | 2013.03.19, <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 겨> 자리 | 2012.05.07, <우리 아이 절대 교회 보내지 마라> 자리 | 2011.07.20, <예수의 콤플렉스> 삼인 | 2011.06.30., <학교시대는 끝났다> 신인문사 | 2010.07.26, <모든 종교는 구라다> 자리 | 2009.06.30, <문명 패러독스> 인물과사상사 | 2008.12.26 등 총 11권의 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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