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호의 재미로 보는 안성이야기] 안성 만세운동이 삼일운동보다 더 스펙터클한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차마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 당신도 적잖게 놀랄 것이다. 날짜별로 간추려 보았다.
‣ 3월 11일 안성읍내.
1919년 3월 11일 안성 읍내에서 50명이 모여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처음 시작하는 것은 크나큰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 3월 30일, 안성장터.
3월 30일 윤순철·고성준·한국초 등이 주동이 되어 태극기 70장을 만들었고, 이 날 오후 장터에서 600여 명의 시위군중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면 만세운동이 이루어졌다.
‣ 3월31일 오후, 안성읍내 동산.
3월 31일 오후에는 주동섭·한삼석·권업동 등이 주동이 되어 주민들과 함께 동산에 올라가 만세운동을 전개하였다. 이때 약 3000명의 군중이 모였다니 그 시절엔 대단한 인원이었다.
‣ 3월 31일, 시위현장.
안성 만세운동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원곡면과 양성면의 연대시위다. 3월말 시위에서 이유석·이양섭·이덕순·이근수·최은식·홍창섭 등이 4월 1일을 기하여 양성면과 원곡면 연대만세시위운동을 일으킬 것을 계획했다. 이양섭은 원곡면을, 이근수는 양성면을 지휘하기로 결의했다.
‣ 4월1일 오후 8시경, 면사무와 경찰주재소.
4월 1일 오후 8시경, 이유석·홍창섭·최은식 등이 1,000여 명의 원곡면민들을 주동해 외가천리에 있는 면사무소 앞에서 독립만세를 외쳤다. 원곡면장을 앞세워 횃불을 들고 양성면으로 행진 하였다.
양성면 동항리에 있는 경찰주재소 앞에서 만세운동을 전개했다. 귀가하던 1,000여 명의 양성면민과 합류하여 시위군중은 2,000여 명으로 늘어났다.
‣ 4월1일 오후 10시경, 양성면 거리.
이들은 경찰주재소와 숙직실을 습격하여 불을 질렀다. 일본경찰을 잡아서 두루마기를 입혔다. 끌고 다니며 독립만세를 외치게 하였다.
일본인 고리대금업자 다카의 집을 습격해 기물을 파괴하고, 불을 질렀다. 우편소도 파괴했다. 인근 주재소와의 연락을 두절시키기 위해 전신주 3개를 도끼로 찍어 쓰러뜨렸다. 양성면사무소로 가서 호적원부를 꺼내어 불태웠다.
‣ 4월 1일 같은 시각 죽산 경찰주재소와 면사무소.
이죽면 죽산공립보통학교 학생 50명은 교정에서 독립 만세를 부르고, 두현리민 등 수백 명과 함께 죽산 경찰주재소와 면사무소에 몰려가 독립 만세를 외쳤다. 이때 이기훈·이응식·최창달은 두현리에서 도로 보수 부역을 하던 인부들에게 ‘대한독립만세’를 부르자고 하며 죽산 시위에 참여하게 하였다.
‣ 4월2일 새벽, 원곡면 사무소.
양성·원곡 연합 시위군중들은 4월 2일 새벽까지 일대를 돌면서 시위를 전개하다가 각각 해산했다. 원곡면 시위군중들은 원곡면으로 돌아와 면사무소를 습격하고 해산했다.
4월 2일 죽산시장.
죽산시장에서 이죽면 장원리·장계리·죽산리·매산리 등지 주민 2000명이 야간에 모여 죽산경찰주재소, 우편소, 면사무소, 보통학교 앞에서 독립 만세 시위를 벌였다. 죽산공립보통학교 학생 50여 명은 이날도 태극기를 들고 시위에 참여하였다. 일본군이 출동해서 발포하여 사망자 3명, 부상자 8명이 발생했다.
‣ 4월2일 일죽면 경찰주재소.
일죽면에서도 오순경·조성행 등이 200여명의 주민을 동원해 주천리 경찰관주재소 앞에서 만세시위를 했다.
‣ 4월 3일 삼죽면사무소.
삼죽면에서 주민 3백 명이 면사무소를 습격하고 격렬한 시위운동을 벌였다. 일제의 무차별 발포로 2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하였다.
‣ 사후 일본의 안성탄압이 이어지다.
그 후에도 2개월에 걸쳐 3차례나 일본군을 안성에 파견하여 주민 24명을 죽이고 124명을 투옥시켰다. 일본의 대대적인 안성탄압이 이어졌다.
‣ 안성사람에 의한, 안성사람을 위한, 안성사람의 저항운동
이 운동의 의의는 바로 ‘안성사람에 의한, 안성사람을 위한, 안성사람의 저항운동’이라는 것이다. 바로 앞장에서 밝힌 한양대 성주현 교수의 말과 같이 반봉건 정신과 항일정신은 같은 곳에서 만난다. 바로 정의로운 배타성 즉 저항운동이 그것이다. 이름 없이 스러져간 안성 녹두꽃들이 정말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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