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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12-02 11:4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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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은 항상 무방비로 버려진 땅이지만

무엇이건 등 뒤에서 날아드는 것이 있다면

문신으로 감싸두어

 

멀리서라도 헛걸음 하기를 소원하고

 

흉내를 내는 일이 익숙치 않아서

비릿한 냄새를 풍기던 밤이 까맣게 지나면

등은 나도 모르는 모습으로 씌워지고

 

등고선이 그려진 

 

아니다, 등고선은 애초에 없다

높은 곳으로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해발을 꿈꾸지 못하고 살아와서

지독히 깊은 문신을 

등으로 받아들여야만 하는

 

그래서 나는 

 

뼈를 중심으로 벌어진 가슴을 하고

석쇠에 놓이는 날에야

향기가 된다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사실이나 존재, 상태에 대해 의식이나 감각으로 깨닫거나 느끼는 것을 말한다. 그러면 우리는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일까. 각성까지는 아니어도 단순히 아는 정도를 넘어선 '앎'에 이르렀는지 자신하기 어렵다. 고등어는 자신의 등을 볼 수 없다. 스스로가 어떤 무늬를 지닌 모습인지 알 수 없는 건 사람이나 고등어나 마찬가지다. '앎'에 대해 시인은 "뼈를 중심으로 벌어진 가슴을 하고"난 후 비로소 스스로를 알 수 있다고 전언한다. (박용진 시인/평론가)

 

 






이상주 시인

 



1996년 All 4 you 시 신인상

2021년 계간 한국미소문학 수필 신인상

시동인 시납공간 리더

시동인 시나무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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