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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2-10 07: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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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진 그림자 베고 누운 고불매古佛梅

마늘 싹, 어린 냉이도

꽃잎을 손등에 얹고 앉았네

살구빛 스웨터 걸친 산수유

볕뉘 한아름 안고 누굴 기다리나

 

차가운 톱날, 때늦은 가지치기

꽃이 떨어진다

꽃이 날린다

꽃이 눕는다

꽃비로 날리는 환란의 봄날

 

노을이 어둠 속에 안길 때 밑동에 아로새긴 퍼플색 상처

몽혼의 잠 밖에서 통증을 견뎌 낸 

견고한 꿈이 표피 밖으로 밀려 나와 

화들짝 놀라 꽃으로 피었다네

 

머릿속에 꽃불을 추켜 든 주마등

가느다란 실향기 지운 기억

시들어 마른 잠 들어갈 때

엄마와 딸이 나란히 걸어가던 생의 바깥

 

 

 

 

 

    

 

 

 

옛 기억을 뜻하는 추억은 인상 깊었던 기억을 일컬으며 주로 행복했던 긍정의 의미다. 감각기관을 통해 인지한 현재는 과거를 읽는 일이기에 어쩌면 몽환 속을 헤매는지 모른다. 고불매古佛梅는 장성 백양사에서 3월이면 진향 향기를 피운다. 향기를 떠올림은 추억이다. 지난 기억 속을 거니는 엄마와 딸의 아련해지는 추억이 현재가 되는 순간이다. 마치 영상이 천천히 어두워져 암전이 되는 장면 전환이 남았지만.(박용진 시인/평론가)

 

 

 

 

 


강시연 시인

    


 

한맥문학 2016 신인상 시부문 등단

시와달빛문학작가회 회원

시와달빛 문학예술대상

모던포엠 추천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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