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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2-23 08:01:11
  • 수정 2022-04-13 07:3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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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희 시인

[유영희의 共感同感] 부탄은 세계에서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1위인 가장 행복한 나라였다.

 

개인보다 타인의 행복을 생각하고 동물학대가 없는 자연이 주는 만큼 거두며 만족을 느끼면서 대부분 국민이 농업으로 먹고 살아가는 히말라야산맥에 위치한 작은 불교국가이다.

 

하지만 2019년 조사에서 95위로 내려간 이유가 SNS 발달로 자신과 자국의 가난을 남과 ‘비교’하는 것이 행복지수 하락 원인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사람마다 행복을 정하는 기준에는 차이가 있다. 차를 타고 이동하면 가까울 거리를 왕복 두 시간 걸어서 다녀왔다. 바람이 차고 시렸지만 걸으면서 보이는 풍경과 찬바람을 몸으로 느끼는 것이 좋았다.

 

남천은 붉은 잎의 영혼을 떠나보내려 바람에 몹시 흔들리고 나무들은 죽은 껍데기를 흘리며 속살을 준비한다. 복잡한 차도를 지나 산책로에 들어서니 마음이 평온하다. 헝클어진 머리카락처럼 묵은 갈대와 풀들과 나뭇가지가 조화롭게 자연의 시계를 이끈다.

 

영국 크리스티안 크레켈 교수는 “온전한 기후에 녹지 근처에 거주하거나 가까이에 호수나 강이 있는 사람들이 더 행복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의 아름다움을 담은 책 소로우의 <월든>은 호숫가 오두막살이에 관한 소박한 이야기다.

 

목차에서 숲, 나, 독서, 고독, 콩밭, 호수와 마을, 이웃하는 동물에 대한 것 등이 있는데 이는 자연친화적 생태환경과 동물을 대하는 마음이 행복지수를 높이 올리는 중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내가 매일 매일의 생활에서 거두어들이는 참다운 수확은 아침이나 저녁의 빛깔처럼 만질 수도 없고 표현할 수도 없다. 그것은 내 손에 잡힌 작은 별 가루이며 무지개의 한 조각인 것이다”-월든(P.325)

 

물질 만능주의 시대 물질은 편리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행복의 잣대로 삼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오랜 마음의 시행착오를 겪고 난 후 나도 오두막을 짓고 호수를 바라보며 새소리를 듣는다. 물론 마음 안에 있는 일들이지만 무엇보다 웃음이 날만큼 재미있고 즐겁다.

 

돌아오는 길에 봄의 전령사 봄까치꽃을 만났다. 누런 잡풀더미에 파랗게 핀 작은 꽃이 주는 기쁨은 겨울을 벗어나 봄의 정령과 만나고 싶은 인간의 원초적이고 아름다운 욕망으로 소유해도 무방하다.

 

사회적 환경이 피폐해져 궁핍만 남은 현재에도 생은 진행형이다, 이왕 사는 것 행복지수 높이며 살아가기를 원한다. 행복은 보이지 않아도 잡을 수 있는 마음의 봉으로 얼마든지 휘둘러도 좋다.



[덧붙이는 글]
유영희 詩人. (사) 평택문인협회회원. 시샘문학회원. 문예사조로등단. 경기문학공로상수상. 평안신문칼럼게재. 개인시집 ‘어느 별자리를 가져도 좋다(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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