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뻔뻔하게
꽃향기에 찔리고 포개져
치명적으로 취하는 일은
부끄러운 일이다
봄빛이 우레처럼 다가오고
텅 빈 몸통에
어린 햇살이 이파리로 돋는 것은
더더욱 부끄러운 일이다
불결한 제 몸의 영혼을 숨겨
오장육부 다 삭혀
오랫동안 숨 쉬는 일 따위에
여린 봄이 닿는다는 것
부끄러운 일이다
오랫동안 숨 쉬었다는 시인의 말은 아마도 나이 들어 되돌아보는 생의 개인적인 시점이리라. 몸은 영혼을 지배하려 들기에 '참나'를 찾아가는 영혼의 여정은 힘이 들 수밖에 없다. 삼자의 시선으로 스스로를 보는, 이러한 자각만으로 인생은 더욱 빛이 난다. '부끄럽다'는 서브텍스트엔 독자들이 담아야 할 사색의 공간이 넓다. 고마운 일이다. (박용진 시인/ 평론가)
김영식 시인
2013년 ‘한국현대시문학’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우울한 無요일엔(2013), 몽(공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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