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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5-25 07:5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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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희 시인

[유영희의 共感同感] 완주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김제 만경읍 대동리에 위치한 미즈노씨의 트리하우스를 방문했다. 마을을 지키는 당산나무로 수령이 삼백여년 된 느티나무와 갈참나무 사이에 그가 직접 지은 동화책에서 툭 튀어 나올 법한 그림 같은 나무집이다.

 

일본인인 미즈노씨가 죽음까지 생각했던 생의 힘겨움이 정점인 시기에 한국인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아내의 고향인 김제에 정착해 살아가는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인간극장 방송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노인들의 그늘이 되어주던 나무가 마을회관이 생기면서 방치되는 모습이 안타깝기도 했고, 일에 쫓겨 봄에 꽃이 피는 줄도 모르고 지치며 살아온 병든 자신의 몸과 내면의 치유를 위해, 그리고 오남매 웃음 가득한 서정 넘치는 시골살이 유년을 위해 평소 마음에 꿈꿔왔던 트리하우스 짓는 일에 정성을 들였다고 한다.

 

인공물이 아닌 버려진 나무들만을 이용해 자연의 집을 지은 것이다. 나무의 가장 높은 곳에는 까치집이 있고 그 아래 얼기설기 덧대어 끼우고, 마치 까치 건축가 기술을 어깨너머로 배운 듯이 거대한 둥지가 생긴 느낌이다.

 

트리하우스(tree house)는 단순히 나무로 만든 집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나무위에 구름처럼 걸린 나무집을 말한다. 관광객이 많은 인도네시아는 트리하우스 리조트가 흔하다. 미즈노씨와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다 보니 심심찮게 전국 곳곳 사유지 숲에 자신들만의 감성을 담은 트리하우스 펜션이 생겨나고 있다.

 

김제의 명소가 된 그의 트리하우스를 찾아 갔을 때 나무에 푸르른 잎이 돋아 신목 어르신이 품은 집의 모습은 더욱 든든해 보였다. 아이들이 성장해 어른이 되어 떠났다가 돌아오는 주말, 별빛 맑은 밤 뜰에 모인 가족이 저녁을 먹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는 아내 은희씨 미소 푸근하다.

 

“저는 꿈이 이루어졌어요, 나답게 산다는 것이 뭔지 정말 많이 느끼고 있어요. 한국 사회가 어떻게 보면 보여주기 위한 인생을 많이 살았던 것 같아요. 허세가 많았어요, 나답지 못한 삶, 그런데 이제 나다운 삶을 살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긴 것 같아요.”란 그의 말에 정곡이 찔린 듯 마음에 피가 난다.

 

물질적 행복이 주는 가치관은 한계가 있다. 순간에 취한 잠깐의 쾌락에 머물고 싶은가. 금방 시들고 싶지 않으려거든 그가 전하는 “꿈의 자극”잘 전달받길 권한다.



[덧붙이는 글]
유영희 詩人. (사) 평택문인협회회원. 시샘문학회원. 문예사조로등단. 경기문학공로상수상. 평안신문칼럼게재. 개인시집 ‘어느 별자리를 가져도 좋다(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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