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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6-09 08: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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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때 잘해’

대중가요가 가슴에 와 꽂힌다

 

삼시 세끼 밥하기 싫다 구시렁대도

못들은 척 바닥낸 찬그릇

뒤퉁수에 대고 눈을 흘겨도

한그릇 뚝딱 비운 밥그릇

 

세간의 삼식이, 우리 남편은

북경서 50도 백주로 목구멍을 씻는데

식기 건조기 위 마른 그릇들

긴 잠에 들었다

 

혼자 먹는 찬물 부은 밥 한덩이

떠먹다 그만 숟가락을 놓았다

 

까똑- 까똑-

계림, 양삭, 요산에서 사진 몇 장 보내놓고

무릉도원서 삼일 밤낮 노느라

날 잊고 있을 당신

 

가끔 미웠던 맞은 편 자리

잠깐의 이별이 무어라 이토록 허전할까

통속한 유행가 귓전을 맴도는

‘있을 때 잘해, 후회하지 말고…’

 

밥 잘 먹어주는 남편이

건강한 당신이 얼마나 고마운지

 

누군가를 위해 밥 짓고

맛있다 칭찬하는 식구가

얼마나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는지

빈자리를 보며 불현 듯 깨닫는다

 

    



 

 

 

물을 포함한 결정체가 공기 속에서 수분을 잃고 분해가 되는 풍해風解는 물질세계의 근본이다. 사람들은 순간이라는 신scene이 시간에 잠식당하며 사라지는 변화를 늘 마주하고 있으며 잃어버린 뒤에야 절실히 느끼는 소중함을 아는 일에 대한 경험은 누구나 겪는다. 헤어짐에 대한 불안을 잠재적으로 느끼며 살아가는 것은 삶의 당위인 것일까. 시인의 여백엔 가까운 듯 아직은 먼, '미리 그리움'을 시의 위의로 삼는 진솔한 시적 고백을 볼 수 있다. (박용진 시인/평론가)

 

 

    



 

 



안윤희 시인

    


 

교육공무원 정년퇴직, 한국문인협회 여주시지부 회장

[제3의 문학]편집위원, [계간문예]중앙위원, 화랑대문인회원

수상: 묵사 류주현 문학 향토상, 화랑대문학 시 대상, 경기문학상 수필 우수상

시집: 『늦둥이』『며느리서까래』『치마만 입는 여자』

수필집:『팔랑귀 남편과 말뚝 귀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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