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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10-07 08: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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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희 시인

[유영희의 共感同感] 화방넷에서 주문한 물감이 왔다. 그림이 취미생활의 주가 되면서 탁자에 제법 많은 종류의 아크릴물감과 수채물감, 유화물감, 오일파스텔, 각종 색연필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물감의 고유색상 즉 생색에 다른 색을 섞어 새로운 색을 조색하여 칠하는 재미를 알았으니 캔버스 붓질이 싱싱하다.

 

무료할 틈 없는 그리고 칠하는 시간이 좋다. 나이 들어 무거운 것을 들거나 무리한 동작으로 하는 운동이 아닌 가만히 앉아 사색의 저금통장을 헐어 글로 표현하고 그리는 일 인생의 낙으로 삼았으니 이 같은 쾌락의 절정도 없겠다.

 

색을 알기 전, 나는 몇 개의 색과 조우했을까?, 당신은 색에 대해 질문하면 어떤 색을 떠올리며 색이 주는 강렬한 이미지를 이야기할까. 세상은 시끄럽기 시작했고 당신이 아는 색깔은 제한적이다. 오래전 유행한 세상은 요지경이란 유행가 가사는 현실과 매우 부합한다. 굳이 가사를 옮기지 않아도 세상이 허물어지고 있다는 느낌 들지 않는가.

 

모두가 공감하는 색을 분석하고 싶다. 첫 번째 색으로 흑백논리를 꼽는다. 흑과 백, 선악구도, 득과 실이란 양극단 방식의 구분이다. 두 번째는 빨강으로 빨강은 아름다움과 잔혹함 이중적 색이다. 정치적 발언으로 자주 등장하는 빨갱이란 말은 후자이고 가을 낙엽 물듦은 은은한 생의 조명 같은 전자이다.


정치는 색을 입고 등장하는 매우 달콤 살벌한 유익을 가지고 있다. 빨강, 파랑, 노랑이란 색을 잡은 이면은 음흉한 개인적, 집단적 음모와 권모술수를 논하기 좋은 노린재 구실을 한다.

 

싸우고 험담하는 사이 시간은 흐른다. 영원한 것은 없다고 하지 않던가. 영원을 꿈꾸는 이데아idea, 생의 극치는 인간의 가장 큰 오류이자 추함이다. 거들먹거리며 피고 지는 꽃과 나무를 본적이 없다. ‘사람의 생활 또는 일의 진행이 여러 곡절과 시련이 많고 변화가 심한 것이 내가 생각하는 세 번째 색 구성이다.


지금 우리가 겪는 되지 못한 카오스 범람에 휘말려도 정신만 차리면 쇼팽의 녹턴도 들을 수 있는 귀와 판단력이 있으니 상실과 허무에 딜레이 되지는 말자.

 

오늘은 숲을 그리고 있다. 숲은 모든 지친자의 해독 쥬스와 같다. 참나무를 그려 넣고 노린재,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무당벌레, 하늘소, 파랑새, 나비와 거미를 그려 숲의 생명체와 평온한 시간을 보낸다.


세상의 소음이 사람을 지배하는 슬픈 일, 스스로 탄력 있게 규제하는 힘을 기르자. 색깔은 처음부터 아름다운 세상의 일들이었다. 우리는 풍부한 사고로 헤엄치는 세상의 들꽃처럼 피었으니 함부로 살지 않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유영희 詩人. (사) 평택문인협회회원. 시샘문학회원. 문예사조로등단. 경기문학공로상수상. 평안신문칼럼게재. 개인시집 ‘어느 별자리를 가져도 좋다(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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