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22-12-20 10:07:48
  • 수정 2022-12-20 10:12:53
기사수정

▲ 유영희 시인

[유영희의 共感同感] 달이 높게 떴다.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언 땅을 호호 밟으며 설빙(雪氷)을 걷는다.


잎에 살랑이던 새둥지가 달빛에 훤하다. 잃는 것은 얻는 것이라 믿으며 거센 눈발에 숨어버린 새들은 기척이 없다.


달빛을 걸어왔으니 녹턴을 아니 들을 수 없어 쇼팽의 녹턴 2번과 에프게니 키신의에튀드 Op25-11 겨울바람 연주를 듣는다. 내면으로 깊이 들어가야 호흡하며 만나는 가지런한 격동이 혹한의 표면에서 흔들리는 나를 연소한다.


위키에 따르면 피아노(Piano)88개 건반으로 현을 해머 액션으로 때려서 내는 건반 악기이다. 건반 누르는 힘을 조절해서 포르테피아노라는 네임을 가지고 있다.


달빛과 피아노는 얼마나 잘 어울리는 조합인지 선율의 강약이 주는 달콤한 크레마에 녹아들며 하루를 정제해봄도 좋을 듯하다.


인생은 파란만장해서 심심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변화가 없는 삶은 격정도 없으니 안락할 것이다. 인간은 재미와 흥미 없이 살 수 없는 존재, 오죽하면 심심풀이 땅콩이라 하지 않던가.


피아노는 실내 협주곡으로 그것을 한 가정으로 비유했을 때 사람의 일평생은 평온보다 격정, 불완전 악상이 춤추는 도래(到來)지와 같다.


뜬금없이 음악시간에 배우고 부른 김억(안서)도래춤이란 노래가 생각난다. 첫 구절이 어리얼싸 도래춤을 추렁추렁 추울거나로 시작하여 다섯 행에서도 반복되는 이 가사가 가끔 흥얼거려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바다에다 아름다운 배다리도 놓고 / 놀거외다 느럿느럿 바다위에‘, 학창시절 생각없이 부르던 이 노래와 쇼팽의 겨울바람, 야상곡을 감상할 여유가 있으니 악동의 괴로운 근원의 줄기들 다시 들여다봐야겠다.

만 잘 지내서는 행복하지 않는 나를 알기에 바람만큼 흔들려라.


음역대가 풍부한 피아노처럼 지금 굴러가는 시간, 일렁이는 공명에 치고 가는 에이는 결들, 슬픔과 낙담 가득한 한숨도 삶의 창가에선 다시 태어나는 탄생화.


달이 먼 곳에서 슬픔과 가난을 다독이느라 희미해진다.

에고(ego)를 털리고 다시 채운 꿈길, 보드랍다.


[덧붙이는 글]
유영희 詩人. (사) 평택문인협회회원. 시샘문학회원. 문예사조로등단. 경기문학공로상수상. 평안신문칼럼게재. 개인시집 ‘어느 별자리를 가져도 좋다(2017)’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rtimes.co.kr/news/view.php?idx=23192
기자프로필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안태호
이용성 위원장
진보당 김지은
2024 안성시청소년어울림마당 들머리
저소득층 무상교통시행
문화로 살기좋은 문화도시 안성
한경국립대학교
만복식당
설경철 주산 암산
넥스트팬지아
산책길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