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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1-10 12: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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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희 시인

[유영희의 共感同感떼까마귀 손님이 마을에 찾아왔다. 근경 5백 미터 족히 넘을 전깃줄 숙박업소는 공실 없이 까맣게 차들었다. 이끄는 무리의 까마귀 대장과 2인자는 아랫줄 특실에 앉아 날개를 크게 부풀리며 하루 일과를 논한다.

 

아무도 넘보지 못할 리더의 카리스마에 쫀다. 개나리아파트 앞 빈 은행나무 가지를 지나는 전선에도 스타카토 배설을 즐기는 까마귀가 밤을 덮는다.


혹여 묽은 새똥에 휘갈길까 저 개새끼들 어디서 날아와서 저 지랄들이여피하며 지나가는 유도원조끼 입은 두 건설노동자 사내 입에서, 새가 개가 되는 의식 폐해와 피폐한 정서에 함구하고 부드러운 눈발의 공격을 맞는다.

 

사는 것은 조락(凋落)이라 했던가, 초목이 시들어 떨어짐이 조락의 직역이다. 가장 우려하는 말이 있다. ‘변수’, ‘변절’, ‘변화’, ‘변이와 같은 무수한 변()들은 자연만물 우주변화를 통()하는 의례니 새똥을 당신을 대신해 맞은 정박한 자동차에게 화풀이 하지는 마시라.

 

까마귀는 한번도 관심을 가지고 본적이 없는 조류다. 잡식성(그러지 않으면 자연 도태)이긴 하지만 귀여운 참새목과다. 참새가 작아도 그 새를 파고들면 새의 삶이 파헤쳐진다. 인간사가 그러하듯이 파고들고 들추어보면 난잡하지 않은 이력이 어디 있을까.

 

다른 새들에 비해 대뇌가 발달해 학습능력이 뛰어난 새라고 한다. 무엇보다 대규모 무리를 짓지 않고 소규모 무리를 짓는다고 되어 있지만 이미 여러 도심지역에 출몰해 위엄을 드러낸 행각을 보면 도심을 거쳐 가는 대규모 이동 또한 자연 환경의 변화에 따른 그들만의 떼거리 생존자구책이 아닌가 싶다.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고 또 기온이 급감했다. 강한 것은 부러지고 여린 것은 흔들리면서 남는다. 풍장하면서 흔적을 조금씩 멸하는 일은 자연의 몫이다. 물을 뿌려서 지울 수 없는 증발하는 희미한 풍장을 보면 새삼 경이롭다.

 

새들은 먹으면서 부지런히 시큼한 초록빛 향을 싸고 노래한다. 그들만의 묘수로 계절은 젊음으로 회향하고 회향한다.


새똥을 피하면서 새똥의 위력을 보면서 어떤 때에서 다른 어떤 때까지의 동안을 회자하는 여유를 가져본다


[덧붙이는 글]
유영희 詩人. (사) 평택문인협회회원. 시샘문학회원. 문예사조로등단. 경기문학공로상수상. 평안신문칼럼게재. 개인시집 ‘어느 별자리를 가져도 좋다(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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