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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5-25 08:5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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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봄은 눈이 멀었다

애꿎은 나에게만 시샘하는지

무학산 응달 잔설이 웃고 있다

아침 햇살이 쫓고 있어도

고집을 부린다

광려산 노루 길에

봄 길 터주는 복수초가

능글맞게 앉아 있다가도

저 멀리 바다 뱃길을 터주고

봄 길도 열어준다

심 봉사가 눈을 뜬다

매화꽃 딸이 밥을 짓고

문화동 골목길 가장자리

할머니 머리맡에도

낡은 담장 밑에도 홍매화가 피었다

저 멀리 날아간 비둘기가

백련암 기왓장에 앉아

엉덩이를 데우고 있다

겉옷을 하나하나 벗어 던진다

 

 

 

 




시를 쓰는 것은 산으로 가는 것과 같다. 숲과 울퉁불퉁한 길엔 수많은 삶의 비유와 이를 해석할 여지가 있으며 더군다나 간절기여서 응달에 덜 녹은 눈과 이른 봄꽃이 핀 길이 콜라보를 이룬다면 단순한 감성을 넘어 시인에게 있어 물성은 복합치환으로 작용하리라. 작품에서 길은 노루길, 뱃길, 봄 길, 골목길 총 네 번 등장한다. 하지만 시인이 짚어내는 길은 봄 길이다. 나머지 길에 대한 유의미를 봄 길은 모두 내포하고 있다. (박용진 시인 / 평론가)

 

 

 

 

 




배성근 시인

 



경남 창녕 부곡 출생

1982영축들길에서2편의 시를 추천 데뷔

2010년 제8회 설중매 문학 신춘문예 부분 당선

계간와 늪창간 발행인

개인 저서로 낙동강문학 대표시선집 옛사랑의 그리움

성연 시인선 바다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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