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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7-08-14 11:3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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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드바르 뭉크 (Edvard Munch) 1895년作 질투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기형도 詩人


1960년 경기도 연평 출생으로,연세대 정외과를 졸업했으며, 1984년에 중앙일보에 입사해 기자로 일했다. 198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안개'가 당선되어 등단한 후, 청년기의 상실감과 거리에서의 익명적 감각을 노래하는 작품들을 활발하게 발표하였으나, 1989년 3월새벽, 종로의 한 심야극장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그해 5월, 첫 시집이자 유고시집이 된 [입속의 검은 잎]이 출간되었고, 이후 지인과 문우 들이 엮은 [기형도 전집]과 [정거장에서의 충고]가 차례로 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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