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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詩香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갑자기 / 김경린
밥을 먹는데 전화벨이 울렸다뭐하냐고 묻는데입안 가득 밥을 넣고 오물거리는 동안쉴 새 없이 계절은 지나가고너는 아득한 세상 밖 그 어디쯤에서나를 잃...
2024-09-26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웃음소리/김솜
땅에 떨어진 십 원짜리 동전 하나 1997년에 태어나스무 살이 넘었다 까맣게 때가 타도록 애가 타도록얼마나 오래 혼자 있었을까 "...
2024-09-05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번아웃 증후군 / 김옥전
달의 뒤를 바둥거리며 따라가는구름의 유전자는 조바심이다 바쁘다는 핑계를 대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는 여자없는 일로 꽉 찬 열 평짜리 방에서 갈 길...
2024-08-22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눈 꽃 / 김경수
추위에 잠 깬 산과 나무들이안개바람 타고 내려앉은네 은빛 모습에 숨죽이고 있다행여 너는 꽃이 아니리라사랑에 번민하는 은밀한 장소에서산사람보다 ...
2024-07-25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물정거장 / 전종옥
기이한 소문을 들은 사월보성 뒤편 논과 밭 사이 기연지(起連池) 있다 바람은 둑에 갇혔는지 오도 가도 않는 여름 끄트머리 건너편 경부선 무궁화호 이야...
2024-07-11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풍경 소리를 들으며 / 오재열
늘 그 자리에스스로 세우는 의연함왜곡된 위선도와전된 풍문도두 손 벌려 감싸 안는속 깊은 아량 홀로 추녀 끝밝음과 어둠 겪어가며혼탁한 세상을정...
2024-06-27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보랏빛 슬픔 / 전수분
햇볕 엷은 창호지인가저녁 노을길인가볏짚 한 줌 들 힘도 부친다그네 봄 여름 가을 가고 겨울 끝자락매운 바람 참아가는 생명줄막차 같은 희미한 성에그...
2024-06-13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상처도 꽃이다 / 김석규
아픔을 청소하라 놓아두면 독이 된다하나 둘 죄다 꺼내 모두모두 불태워라고통은 참는 게 아니라 뜨겁게 보내는 것 순수한 착한 꽃도 흙먼지가 묻게 되...
2024-05-30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서시의 반대말도 모르는 서시 -아버지 문충성 시인께 / 문지아
숨소리가 절필을 앞둔 것 같다적절하고 합당한 시기에 바쳐야 할마지막 눈물을 가둬야 한다비가 움푹 그린 동그라미, 동그라미하늘도 땅을 섬긴다는 영전(...
2024-05-16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불안 / 장지선
공포가 풍선인 듯 잔뜩 부풀어 올라웃음소리를 날려버리고침묵을 분사한다 익숙한 일도 허둥거리게 하며날렵한 손도 오늘은초보일꾼처럼 굼뜨다 ...
2024-05-02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선 / 유병란
초등학교 동창 모임에서나를 무던히도 괴롭히던 남자 동창을 만났다심술과 장난기 가득한 얼굴은 간데 없고의젓한 중년 모습이 낯설다 초등학교 3학...
2024-04-18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꽃무릇에 기대어 / 김미선
여름이 기울자 천상에 기댄 사랑이 붉은 변주곡으로 출렁인다선운사 도솔천을 가로질러오로라 피어오르고불굴의 심장들이숨 가쁘게 내달린다경계를 뛰...
2024-03-28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오늘도 파랑새가 태어난다 / 권이화
무대 위에서 파랑파랑 어깨를 팔랑거리며곧 쓰러질 힘으로 버틴다고 당신이 울 때 파랑새는 태어난다 파랑파랑 노래를 부른다 당신이 걸었던 해...
2024-03-14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비, 너무 많은 느낌표 / 김성희
떠들어대듯 쏟아지는 빗줄기는허공의 테마, 오감을 부풀리는 합창 사라진 봄꽃이 내 기분에 관여하듯이빗소리에 역류하는 먼 시간의 행방을 묻는다 ...
2024-02-29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안녕, 바다 / 신진향
어쩌면, 벌써 파도가 시작되는 곳으로 가고 싶었어 습관적인 출렁임이 쌓여 굳은 살을 가지게 되면 뜨거운 물도 만질 수 있는, 연약한 것들의 연약하...
2024-02-15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흰색 크레파스 / 예경숙
키 크다고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야 넌 킷값도 못하니? 흰색은 쓸모없어 쓴소리 들으며 구석자리로 밀려나기도 해 그렇다고 눈길 한 번 받지 ...
2024-01-11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별멍 / 류옥진
해발 850미터 고지 황매산 중턱자유를 담을 빈 마음이 별을 기다린다성급하게 나선 손톱 같은 낮달이내 기다림을 초라하게 할지라도까만 어둠이 온 세상...
2023-12-28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눈 사람 / 김인정
눈이 오네요사각 테이블 아래 발자국 두 개가 울고 있습니다누구를 기다리는 걸까요아하! 눈사람이었군요 낡고 긴 의자에 홀로 앉아 더 커다란 눈사람이 ...
2023-12-14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야행성 / 박춘희
빛이 들지 않는 지하 방은 편안한 안식처이다 눅눅하고 부드러운 습기가 있는 곳 열심히 땅굴을 파서 멋진 터널을 만들고주름진 터널이 지면 위를 기어 ...
2023-11-30
[박용진의 詩가 있는 아침] 증거인멸 되다, 남산동 / 안윤하
반월당에서 보현사 지나대도극장 앞 단팥죽점방 지나남문시장의 사탕가게 지나닷새 만에 열리는 우시장 지나물비누 팔던 비누공장 지나도랑의 작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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