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20-10-15 09:42:01
기사수정






새알 몇 개가 둥지 밖으로 떨어졌다

형제를 밀어낸 뻐꾹새의 어깨가 녹아내리고

버둥거리며 떨어지는 알들을

멀리서 지켜보는 어미 뻐꾸기

맨손으로 바닥을 짚으며 일어나는 새는

대상 없는 절망의 다른 이름

살아남기 위해

알 속에서부터 수천 가지 무늬를

만들어내야 했을까

남겨진 것은 몸보다 더 무거운 공기와

파리하고 서늘한 무의식뿐

탁란의 어미는 날아가고

제 새끼들이 죽은 줄 모르고

먹이를 물고 날아오는 오목눈이 새

노란 부리가 열리며 첫 심판대를 넘는다

 

    

 

 

부화 기생이라고도 불리는 탁란(托卵)은 생존본능에서 비롯한다. 세상 대부분의 문제는 생존 본능의 과다와 왜곡에서 비롯된다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금전 문제, 남녀의 문제, 질투와 이기심 등 누구나 가진 본능이라고 치부하면서 정체되고 있다. 죽음의 공포를 느낄 땐 생존 본능이 극대화되기도 하지만 인간에겐 지성이라는 조절 기능이 있고 이를 신의 개입이라고 명하고 싶다. 생존본능을 승화시켜야 한다는 딜레마는 언제나 진행형이다.(박용진 시인 / 평론가)

 

 

 



▲ 김정임 시인


김정임 詩人



1953년 대구 출생.

2002년《미네르바》등단.

2008년 《강원일보》신춘문예.

시집으로『 마사의 침묵』외. 

계간 『미네르바』부주간 역임.

계간『문파』주간.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rtimes.co.kr/news/view.php?idx=14546
기자프로필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안성불교 사암연합회, 부처님 오신 날…
2024 안성미협 정기전
문화로 살기좋은 문화도시 안성
0.안성시 불공정 하도급 신고센터운영
'고향사랑 기부제'
한경국립대학교
만복식당
설경철 주산 암산
넥스트팬지아
산책길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