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20-12-06 09:02:03
  • 수정 2020-12-06 09:04:19
기사수정


▲ 박용진 시인

[기고 = 박용진 시인] 감정노동이란 말투나 표정, 몸짓 등 밖으로 드러나는 감정 표현을 직무의 한 부분으로 연기하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통제하는 일을 수반하는 노동을 말한다. 버클리대 명예 교수인 앨리 러셀 혹실드가 사용한 용어로 모든 업종의 직장인들이 겪는 고통이기도 하다.


가장 위험한 감정 노동 직업 중 하나인 경찰은 매우 심각한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24시간 쉴 새 없이 일을 하는 경찰 8천여 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바 한 달 평균 경찰 5명 중 4명이 악성 민원에 시달린 적이 있다고 한다.


730개의 직업군 중 경찰은 1인당 400여 명의 치안을 담당하는 고강도 업무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자살한 경찰의 숫자는 87명, 해마다 평균 22명이 자살한다고 한다.


손상된 감정은 억압된 채 무의식 안에서 팽창을 기다리고 있다. 특정 환경이 조성되면 튀어나오기에 조심해야 한다. 그럼 뭘 어떡해야 하나, 현대의학은 대체의학까지 포함한다.


치료는 타인에게 치료받는 것임에 반해 치유는 스스로 치료하는 행위를 말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시학 』에서 "비극은 연민과 공포를 환기시키는 사건을 통해 감정을 카타르시스 한다"라고 정의를 내렸다.


카타르시스란 등장인물들에게서 발생하는 감정이나 정서를 독자가 직접 경험하는 것처럼 느끼게 하여 감정이 정화되는 것이다. 무의식에서 억압된 감정은 반드시 작동할 때를 기다리고 있다. 문학 치유는 이를 하나씩 인정해주고 달래주며 소멸시키는 작용을 한다.


사람에겐 여러 가지 유형이 있다. 불운을 자기 탓으로만 돌리는 유형은 쓸데없는 후회에 휩싸이기 쉽다. 토마스 하디의 소설『캐스터브리지의 읍장』에는 일자리를 잃은 주인공 헨처드는 술에 취해 가족들과 다투다가 가족들이 떠난 다음 후회하는 내용인데 후회는 불운에 대해 자기 탓으로만 돌리는 내적 방향성, 다르게 행동할 수 있었다는 선택의 소실에 대한 의식이 전제한다.


모든 사람은 부족하기 마련이다. 신이 아닌 모두는 당연히 시행착오의 항상 속에 살 수밖에 없다. 소설 속 헨처드처럼 재기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으며 이는 자의식을 비울 때 가속화한다.


많은 경찰관들은 격무에 지치면서 일반 공무원의 2배에 달하는 자살률을 보여준다. 경력에 해가 될까 봐, 우울증, 정신질환 같은 심리적인 문제나 고민에 대해 카운슬링을 그다지 반기지 않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2013년부터 시범운영을 거쳐 2014년부터는 전국 여러 병원에 마음 동행센터가 운영되어 트라우마에 지친 경찰을 돕고 있다.


문학 활동은 읽기만이 아닌 쓰기를 포함한다. 글은 누구나 쓸 수 있는 것이다. 일기, 독후감, 어떤 장르라도 좋다. 글을 쓰는 사람들은 자살하는 사례가 거의 없다고 한다. 쓰면서 사유하고 읽으며 자의식의 균형을 잡아준다. 불필요한 의식의 과잉을 막고 쏟아내며 힐링이 되기에.


[덧붙이는 글]
박용진 시인. 경북안동출생 2018 불교문예와 ‘시와반시’ 소시집으로 등단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rtimes.co.kr/news/view.php?idx=15102
기자프로필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저소득층 무상교통시행
칠장사 산사음악
안성불교 사암연합회, 부처님 오신 날…
문화로 살기좋은 문화도시 안성
한경국립대학교
만복식당
설경철 주산 암산
넥스트팬지아
산책길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