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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1-05 09:24:07
  • 수정 2022-04-13 07:3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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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희 詩人

[유영희의 共感同感] “세상은 모든 것을 파괴하고, 후에 그 부서진 곳에서 사람들은 강해집니다.” 헤밍웨이가 남긴 명언이다.

 

곤줄박이가 먹이를 구하러 다니느라 눈에 자주 띤다. 그동안 지인의 농막에서 보았던 새를 우연히 주택가 나뭇가지에서 보며 유난히 버드피팅(bird feeding) 반응이 좋은, 사람과 친화력 있는 귀엽고 애교 많은 새란 걸 알았다.


이 조그만 새의 수명이 무려 7~9년이라 한다. 버드피팅에 능숙한 새들은 물고 간 먹이를 숨기고 다시 오기를 반복하며 힘든 겨울 경전을 부지런함과 지혜의 부리로 읽어 내리며 산다.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신축년 새해를 맞이했다. Zoom으로 온라인 수업과 회의가 진행된 해이다. 갈 수 없고, 대면 할 수 없는 가족인연이 화상으로 일면 웃음을 확인하는 친숙한 수단이 되어 주었다.


통화를 하지 않더라도 문자와 톡을 주고받으며 안위를 묻고 확인하는 안전한 소통이 있어, 아득한 옛날 옛적에 비해 얼마나 행복하고 다행한일인가.

 

세상에 홀로 아닌 것이 없다. 얼마나 추위에 몸서리쳐야 새잎을 틔울지 모를 죽은 듯 살아있는 나무와 땅과 밀착해 모호한 생존 경계를 나누는 로제트 식물은 어떤 복지를 희망하거나 꿈꾸지 않는다. 꿈속에 품은 환희의 시간이 홀로 사는 그들의 희망가요 꿈이다.

 

내일 아침은 한파주의보다. 내가 잠든 사이 눈이 오고 기온이 내려가 보일러 온도를 높일 것이다. 그 누구 답하지 않아도 묻는 자의 울력으로 데워질 이 세상의 희망 온도는 ‘따스함’이다. ‘데움데움’ 구급차 우는 마을에는 어떤 눈송이 내릴까.

 

누구나 공간이 필요하다. 새들도 포근함을 찾아서 날아든다. 지저귀는 허공이 삶의 배경인 새들이여, 잠시 겨울 안에 머문 너의 계절 들여다보자. 우리는 늘 행복을 꿈꾼다. 그리고 이제 홀로(holo), 시대다. 홀로 눈이 쌓이고 우리는 잠든 겨울 눈물을 보며 슬픔을 비빈다.

 

“고통에서 가장 강력한 영혼이 태어난다, 강력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은 상처로 얼룩져 있다.-칼릴 지브란-.”의 글을 보면서 삶의 기운을 다져 본다.


밤은 어떤 기온일까, 나무의 물관은 조요하다. 바람 불어도 고요한 나무의 시간처럼 모든 멈춤이 호흡이 되는 생각이 슬프지만은 않다. 슬픔의 맛은 황홀하여 이기기 쉽다.




[덧붙이는 글]
유영희 詩人. (사) 평택문인협회회원. 시샘문학회원. 문예사조로등단. 경기문학공로상수상. 평안신문칼럼게재. 개인시집 ‘어느 별자리를 가져도 좋다(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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