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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4-02 09: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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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절리 거친 암석 때리는 파도

파도가 밀고 오는 우르릉 바다 소리

소리가 매만진 작은 몽돌

몽돌 위에 새겨진 바다소리길

 

매끈한 외모에 날카로운 눈빛이

몽돌에 깊게 패인 문양 같던 소년

백혈병 앓는 아버지와

더 아픈 할머니가 살았다

 

해지는 저녁이면 크지 않은 동네에

쓰레기통 헤집어 킁킁 음식물 뒤지고 다녔다

ㅡ 무엇을 찾니

ㅡ 그저 습관일 뿐입니더

그림자 길어지는 운동장 나서며

불쑥 내밀던 빈 손바닥에 얹어 둔

몽돌 하나

 

해변 떠나 서랍 속에 갇힌 몽돌

바다소리길 패이고 돌아갈 수 없는

붉은 바다노을이 요동치고 있다

 

 





그리움이란 말에는 저녁노을이 담겨 있다. 함께 지내던 가족들이 아프면서 그리움은 움트기 시작하고 이별을 지나면서 아픔은 세월 앞에 몽돌처럼 무뎌지기도 한다. 이 별에서 이별은 우리에게 정서적 데칼코마니를 가져다준다. 그리움에도 색이 있을까. 훗날, 몽돌을 꺼내며 떠오르는 그리움에 노을빛으로 물든다. (박용진 시인/평론가)

  








김광숙 시인



2018년 《시문학》등단.

시집『동인동 분꽃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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