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21-09-30 08:36:54
기사수정

 


 

 

나는 맨눈으로 볼 수 없는가요?

 

내가 연구하는 것들은 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습니다

박테리아조차도 현미경 속에서

다른 미생물과 구분되는 긴 끈을 흔들며 

커다란 머리와 꼬리를 뽐내고 있습니다.

 

눈을 뜨면 현미경은 

나를 데리고 어디론가 달려갑니다

 

안경을 벗고 눈을 감습니다

연구실 밖으로,

소요산행 역방향으로

고향집 논두렁에 내다버린 장롱 너머로

내 걸음이 신나게 달리고 있습니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눈을 감은 내가 

현미경 아래를 달리고 있습니다

 

나는 우주 속 미생물인가요?

손에 든 비커는 지구입니까?

현미경이 슬라이드에 담긴 미생물을

오래도록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누가 누구를 들여다보는 것인지요?

 

온데간데없는 나

한 줄기 어둠이 등 뒤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습니다

눈을 뜨고도 

나는 눈을 뜨지 않습니다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원형에의 탐구심은 인간의 지적 호기심으로서 이는 본능이다. 시인은 질문을 조금 더 한다. 스스로를 포함한, 대상이 모호한 허공을 향해 삶의 근원에 대해. 질문은 나의 존재성에 기인하며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독자들에게 있어 시인이라는 존재는 의문과 질문을 가지고 살게 하는 기제로 작용하는 철학자가 되기도 한다. (박용진 시인/평론가)

 

 

 

 

 

 


김조민 시인

    



2013년 서정시학 신인상

2019년 미래서정문학상

웹진 공정한시인의사회 편집장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rtimes.co.kr/news/view.php?idx=18145
기자프로필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안성불교 사암연합회, 부처님 오신 날…
2024 안성미협 정기전
문화로 살기좋은 문화도시 안성
0.안성시 불공정 하도급 신고센터운영
'고향사랑 기부제'
한경국립대학교
만복식당
설경철 주산 암산
넥스트팬지아
산책길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