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껏 한 줄기 빛을 달라고 기도 했으나
제발 넘치는 빛을 멈춰 주세요
창백함이 지나쳐 피가 말라요
어둠을 주세요!
어둠 속을 달릴게요!
생명을 잉태하는 힘으로 어둠 속 터널을 지나요
어둠은 더 이상의 어둠이 아니죠
아침부터 동쪽에서 따라온 빛이 쏟아져
해가 지질 않으니
거리의 주점에서 맥주를 마셨죠
밤 10시가 지나서도 노을이 남았어요
서서히 찾아오는 어둠에 예(禮)를 갖춥니다
모스크바 6월의 하지
짧은 어둠이 지나고
새벽 3시 커튼을 뚫고 터져 나오는 빛
거침없이 쏘아대는 빛의 반사, 빛의 투영
빛을 바라보다가 저절로 고개 숙여
무릎 꿇고 기도합니다
잠이 많이 부족한 하얀 고문을 주시는군요!
<김정조 시인>
문학나무 등단(2005년)
한국문협회원, 안성문협 감사
한국미소문학 작가회 부회장
문학나무숲 작가회 부회장
경기문학공로상, 안성시문화상 수상
시집 「따스한 혹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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