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자
햇살아래 날리는 털처럼
가볍게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오롯이 혼자가 되어 털어내자
돌아오는 길
지퍼를 채우듯
철길을 달리는 기차를 보며
기억들을 배낭 속에 꾹꾹 눌러
추억의 지퍼를 닫아버리자
처마 밑
아득하게 퍼져나가는 풍경 소리 타고
말레이시아 길고양이 소리가
하늘 속으로 붉게 번진다
그 가릉거리던 유혹의 소리
마당 가득 내려앉은 산 그림자
막 떠오르는 저녁 별이
커피 잔속으로 떨어진다
싸늘해진 밤바람을 몸에 감으며 마시는
커피 향기
말레이시아의 태양아래
홀로 자신을 말리던
길 고양이의 노릇한 털이
커피 향을 타고 아득하게 피어오른다
삶에 지쳐 눅눅해 진 마음
별빛 아래 바싹 말려 볼까나
<김희숙 시인>
2007년「월간문예사조」신인상
2015년「청주신인예술상」수상
2015년 「한국미소문학」신인상
청주문인협회 회원, 충북 수필문학회 회원
딩아돌하 운영위원, 청미문학회 사무국장, 현 교육공무원
저서 : 수필집 「내 오랜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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