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웠다 더웠다 반복하며 젖샘마저 얼어붙는
겨울 속으로 깊숙이 들어왔다
해 저물면 뭍으로 해 뜨면 물가로 비행하는
철새들 줄어들고
겨울비 내려 알알이 나뭇가지에 달린다
그리운 것은 그리운 데로 놔두고
이제 봄을 향해 되돌아가야 할 곳에 서 있다
빙판이 깨지면 봄이 오려는가
아무렇게나 있는 듯하여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맺힐 곳에 달린 빗방울
꽃봉오리에 차오르고 있다
이것이 순리인 듯한데
돌아가야 할 곳은 거꾸로 가는 것 같아
그 길을 따라가야 할까
바위틈 우산이끼 사이로
눈 녹듯 물이 흐른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엔데믹(endemic)화 되며 일상은 얼어붙었다. 하지만 마스크 자율착용이 늘어나는 등 어느 정도 해동되는 분위기로 춘분이 지난 삼월은 예전과 다르게 봄이 물씬 느껴진다. 시인이 말한 "돌아가야 할 곳은 거꾸로 가는 것 같아"에서 알 수 있듯이 사람은 힘들면 '안정되었던 이전'을 꿈꾼다. 시인의 걸음은 쉬지 않는다. 시인은 봄을 되찾았으리라. (박용진 시인/평론가)
임내영 시인
가평 출생 중앙대 행정대학원 석사 졸업
2014년 시로 등단하여 글쓰기 시작
시집 : 『멸치똥 빼고』 ,『데칼코마니』 ,『눈이 눈을 볼 때』,
『눈물의 농도』『우산을 버리는 습성』 『요리요리』 동시집
『내이름 바뀌다』 동화집
제9회 대한민국 독도문예대전 특별상, 제29회 복사골문학상 수상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rtimes.co.kr/news/view.php?idx=24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