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는 일 없이 하루하루
다람쥐처럼 쳇바퀴 돌다
주말이다 싶어 고향에 들렀다
어머니는 늦은 점심으로
하얀 국수를 헹구며
아무 말이 없었다
찻찻찻찻
찻찻찻찻
국수가 그 마음을 대신 받아
찬물 속에서 괜찮다며 괜찮다며
내 지친 날들을 다독여주었다
세상이 파르르 열리고
더운 것이 훅
나를 밀어올렸다
괜찮다며 괜찮다며
자꾸자꾸 나를 밀어올렸다.
'결여'는 삶의 일부이지만 '온전'을 향하는 현시대에 있어 더욱 심화된 바쁜 일상은 이를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의도하는 데로 일이 잘 풀리지 않아 휴식차 들른 고향에서 어머니의 국수를 삶고 찬물로 헹구는 모습에서 지치고 더웠던 마음이 의성어를 통한 시인의 언어 구축에서 가족이 주는 안정된 소속감의 이미지 정서로 전환됨을 볼 수 있다. 무명無明의 시간을 지나 마음도 들뜨기 시작한다. (박용진 시인/평론가)
박성우 시인
제 29회 실천문학 신인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