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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7-10 17: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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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희 시인

[유영희의 共感同感대화를 나누는 시작부터 기숭전결이 온통 자괴감으로 가득 찬 언니가 있다.

 

자괴감自愧感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끼는 마음으로 그녀는 대화의 맥락을 끌어나가다 꼭 삼천포로 빠져 부르르 한과 제 설움에 차서 훌쩍이기도 한다.

 

쌀쌀맞은 듯하나 감성도 풍부하고, 배움은 짧지만 풍부한 독서량과 박학다식하여 성경, 천수경과 반야심경을 필사하거나 외우며 종교를 믿음이 아닌 공부로 해석하는 경향도 가지고 있다. 그런 날카롭고 공격적 성향을 부드러움으로 세이브 하는 것은 나의 몫이다.

 

더위가 심한 며칠 전 콩국수 국물을 만들며 옛 노래를 흥얼대는 모습이 전에 없이 기분 좋아 보인다.

 

오늘 아침 담 밑에 나뭇잎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어디 처녀 바람이 대단하다고 소곤소곤 하면서 벌벌 떤다네”,라고 명랑하게 노래한다. 기억력 또한 얼마나 좋은지 항상 새로운 노랫말을 막힘없이 부르는데 이어 부른 노래도 제목은 없지만 희미하게나마 멜로디가 떠오른다.

 

동산에 해가 뜨면 꽃 같은 처녀가 학교 가네, 나는 부모 잘못 만나 여중학교 입학도 못해보고 나는 가요 나는 가요 저 기차 타고서 나는 가요. 이제 가면 언제 오나 서러운 눈물이 흘렀다오.“

 

조용히 음미하듯 부르면 부모대신 동생들 살피느라 초등학교 6년도 제대로 채우지 못한 언니 심정을 알게 된다.

 

어느 유명 입시 스타 강사의 강연을 듣게 되었다. 한때 엄청난 돈을 벌던 사람의 이야기가 사뭇 진지하다. 열심히 공부해도 안 되는 사람은 일찌감치 어릴 때부터 아이의 재능을 잘 노는 쪽으로 향하게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억지로 하는 공부를 시키는 부모의 역할을 지적한 것이다.

 

예를 든 방탄 소년단과 블랙핑크처럼 현시대는 열심히 하는 것과 재미있게 잘 노는일이 세상의 성공 아이콘이자 한국을 이끌어갈 차세대 인재를 키우는 일임을 직시하고 있다.

 

가방끈은 이제 큰 변수가 되지 못한다. 공부가 좋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면 흥겹게 노는 일에 몰입하게 해야 한다. 재미없고 시시한 공부로 젊은 시간을 소비하는 일을 지속하는 어리석음으로 벗어나자. 게임 뮤지션, , 작곡, 디자인, 연출, 웹툰, 무용, 탐험등 장르를 나열할 수 없는 무수한 일들이 새로움을 기다린다.

 

가방끈 짧아도 재주 많은 언니에게 이 참신한 물결 감동시키고 싶다.

 


[덧붙이는 글]
유영희 詩人. (사) 평택문인협회회원. 시샘문학회원. 문예사조로등단. 경기문학공로상수상. 평안신문칼럼게재. 개인시집 ‘어느 별자리를 가져도 좋다(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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