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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7-15 07:26:25
  • 수정 2023-07-15 09:4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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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숙 수필가

[김선숙의 AESTHETIC] 젊은 날에는 돌아서면 적이고 돌아서면 적이더니, 나이 제법 든 어느 날부터는 돌아서면 사랑이고 돌아서면 사랑이었습니다. 마음에 칼을 품었을 때는 모두가 적이더니, 사랑을 품으니 모두가 사랑이었습니다’.


한 번도 만나 뵌 적 없는 분이시지만 좋은 글을 많이 쓰셔서 읽고 나면 늘 마음에 새기게 되는 선생님이 계신 데 그분이 독백처럼 쓴 글입니다. 나이 들어 보니 사랑이고 사랑이더란 말씀. 그것은 모든 것을 품어 안아 주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누군가의 장점을 보고 그 사람을 좋아하고 아끼게 되었다면 그 사람의 단점을 보았을 때도 그 마음은 변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잘함과 부족함이 양면으로 있고 그 사람의 장점을 보려 하면 장점만 많이 보게 됩니다. 그런데 나이 들어갈수록 고집스러워지고 베풀고 너그러워지는 것에 인색한 모습도 많이 봅니다. 본인 생각이 맞고 그대로 하지 않을 때 틀렸다고 말하는 것이지요. 틀림이 아니라 서로의 생각과 가치관이 다른 것뿐인데 말이죠.


곱고 우아하게, 믿음이 가는 신사답게 잘 늙어 가는 것이 나이 듦이 아닐까요. 겉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내면이 그래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살아온 세월이 살아낸 세월이 그만큼인데 얼마나 많은 경험과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 살았을까요. 좋은 인연만 있진 않았을 것이고 중간중간 실망스럽고 안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로 인해 상처받고 슬퍼하고 살아냈겠지요.


그러나 숫자에 불과하다는 그 나이 듦은 이제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지긋이 바라봐 주는 것 아닐까요. 아직 이 나이에 오지 않은 사람들과 이만큼 나이들은 나와는 다르니까요.


그땐 나도 그랬었지, 그때는 나도 내 하고 싶은 말 막 하면서 상대방 입장 같은 건 생각도 안 했었지, 내가 아닌 타인인데 그 사람한테 그렇게 핏대 올리며 악을 쓸 일은 없었는데 그땐 나도 그랬었지라며 그럴 수도 있겠구나바라봐 줄 수 있는 너그러움과 여유. 나이 듦입니다.


요즘은 주변에 아픈 사람이 자꾸 생기고 사랑하며 가까이 지냈던 사람들의 죽음을 보며 내 나이가 그럴 나이가 되었구나한다. 사랑을 품으니 사랑으로 보이더란 선생님의 말씀처럼 가슴에 사랑과 평화, 평온, 안정, 기쁨, 열정 등을 품어 보려 한다. 그러면 모든 것이 사랑이고 평화스러워지겠지. 자꾸 그렇게 보이게 되겠지. 누군가의 흙탕물 뿌림으로 인해 내 맑음과 평온한 일상들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나이 들면서 자꾸 내 마음을 수련하고 다독이며 사랑을 품어 보려 합니다.


-사랑을 품으니 모든 것이 사랑이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수필가, 풀꽃소리시낭송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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