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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7-19 23:5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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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뒷면에 고정시킨 너는 내일의 색이 자주 궁금하다

 

우리는 오른쪽으로 갈지 왼쪽으로 갈지에 대해 혹은 젠더의 불평등에 대해 대립한다

 

네가 해야 할 일은

예의 바르게 나의 고리를 통과하는 일

 

벌어진 너와 내가 똑딱, 여며지는 순간

우리는 분실되지 않는 얼굴로 완성된다

 

너는 감각적인 도형 수집가

풀기 힘든 기하학의 실마리를 위하여 예술과 실용의 무대 사이에 기둥처럼 붙들려 있다

 

캄캄한 서랍의 잠금장치에 네 손이 닿는다

생처럼 열리는 낯선 서랍

반질거리는 장식품의 기분이 뒤섞인다

 

점점 낡아지는 Y의 셔츠

올 풀린 구멍은 습관처럼 늘 같은 간격이다

 

헐거워지다가 이별처럼 떨어지는 둥근 연습

 

너의 몸은 파란 몽고반점을 가지고 ( )를 채우기 위해 태어났다

 

 

 




 

분리불안(separation anxiety)은 현대인에게 어느 정도 내재되어 있다. 애착 대상으로부터의 분리에서 오는 장애만큼은 아니어도 태어나면서 모체로부터의 분리 경험 때문에 누구나 조금의 불안을 가지고 있다. 누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 하나하나 헤아리기 어려울뿐더러 슬픔에 대해선 부분 공감해 주는 삶을 살아가는 모두는 서로의 무언가(thing)에 크게 관심이 없다


하소연을 해도 잠시 감정이입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으며 방치, 외면, 쓸쓸함 같은 감정은 스스로가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바늘과 실을 통해 옷에 부착되며 완성하는 콜라보의 일부인 단추는 외형과 풀어진 실로 인하여 잘못 부착된 모습, 떨어져 소실되는 것들은 다양한 삶의 모습과 일치한다


직접 체감하기 어렵지만 별개의 현상과 독립된 개체로 여겨지는 단독자 의식과는 다르게 인간의 의식을 비롯해서 만물은 분리된 듯, 분리된 게 아닌, 모두 이어져 있다. 이 모든 것은 위상기하학(topology)처럼 하나에 포함된 생멸 작용일 뿐이다. (박용진 시인/평론가)

 

 



 


 

Daisy kim 시인



2020.미네르바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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