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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9-14 07:4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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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개구름을 배처럼 띄우고

라일락 향기 소담히 담아

안개 속을 뚫고 그대 찾아 나서네

 

나는 물이 되어

실개천이 되어

 

휘도는 물굽이에서  

그대라도 만날까

조바심으로 흐르고 또 흐르네

 

조약돌을 만나도

행여 그대일까

갈대숲에 숨은 새가

혹시 그대일까

 

기웃거리는  물방울이 되어

아지랑이가 되어

 

 

 

 

 

"세계의 근원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탈레스는 "만물의 근원은 물"이라고 답했다. 물은 지구 표면의 70퍼센트를 덮고 있으며 생명 탄생이 시작된 곳이다. 한시도 물과 떨어져 살 수 없는, 생명유지의 필수인 ''은 심층적 상징이다. 표면적 의의로는 수면에서 증발하여 구름과 비, 눈으로 순환하는 모습이지만 열심히 살아가면서 종내에는 각성으로 회귀하는 삶이 비친다. 다른 관점으로 보더라도 물이 가지는 유의미는 수 없이 많지만 시인이 얘기한 ''은 유연함을 뜻한다. 어떠한 대상이나 장애물을 만나더라도 그저 흘러갈 뿐이다. 아무리 명상을 잘하고 뛰어난 언변을 가진 지식인이어도 사람 사이의 마찰과 분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내가 유연해지면 파편이나 부스러기도 사라진다. 물방울이 되던지 아지랑이가 되던지 안개를 뚫은 시인은 이미 '그대'라고 불리는 각성의 단계에 이르렀음을 선언한다. (박용진 시인/평론가)

 

 

 

 

 

 



채순자 시인

 


2023 한국미소문학신인 작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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