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쉬이 사라지는 다짐이고
얼마나 쉬이 사라지는 영원인지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 난제와 모순을 의미하는 아포리아(ᾰ̓πορῐ́ᾱ, aporia)는 고대 그리스어로서 대체로 '막다른 골목' 같은 뜻으로 쓰인다. 삶은 '막다름'에 부딪힐 때가 있다. 원하는 데로 이루어질 것을 기대하며 나름의 측량과 상상 예측의 결과는 다르게 도출되기 일쑤여서 한계에 봉착하곤 한다. 그러나 예상 문제점을 미리 명확히 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심적이나 물적인 피해와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음을 모두는 알고 있다.
시인은 작품활동의 시작이 된 시집『너 없이도 잘 살 거야』에서 "쉬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 이것은 현대인들의 약한 근기에 기인하는 스스로가 만들어낸 아포리아를 지적하는 뜻이다.
한 편의 시가 건네는 포괄적인 의미망에서 독자들은 자성自省의 파생력을 생성케 하는 이득을 준다. 시인이 미리 짚은 "쉬이 사라지는" 구절에서 쉽게 생각하고 쉽게 포기하며 만들어지는 현 세태의 아포리아를 되새겨본다. (박용진 시인/평론가)
김백비 시인
시집『너 없이도 잘 살 거야』(천년의 시작, 2019)로 작품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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