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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10-23 08:3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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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숙 수필가

[김선숙의 AESTHETIC] 예전 고교 시절엔 죽음이란 단어를 생각만 해도 잠이 오지 않고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앉아 있기도 하고 이 지구상에 내 존재가 없어져도 이 세상 사람들은 여전히 먹고 떠들고 웃고 살아갈 텐데 그럼 나는 어디에 있을 건가, 내가 죽은 후 머물게 될 공간은 어떤 것이 있을까 라는 생각으로 시작되면 숨이 턱 멈추어 힘들어지기도 했었다.

 

그렇게 죽음에 관해 철학적으로 생각이 곤두박질치면 잠들지 못하는 날이 허다했었다. 그런 날이 두려워 죽음을 떠올리지 않으려 애썼고 결혼 후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어미 노릇 하느라, 내게 생긴 병마와 싸우느라 하루하루를 어찌 보냈는지 모르겠다.

 

사랑하는 남동생이 일본에서 사고로 우리와 이별을 고해오고 부모님과도 생이별을 겪으면서 여기까지 와 있다 보니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많이 사그러든 것 같다. 왜냐하면 내가 가장 사랑했던 사람들도 죽음 앞에서 사라졌고 그들은 이 세상에 없으나 내 마음속에 깊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도 죽겠지만 또 누군가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살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잊혀지지 않고.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죽는다. 그런데 한가지 염두 할 것은 언젠가는 죽는다가 아니라, 언제든 죽는다란 거다. 모두가 영원히 살 것처럼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지만 밤새 안녕하시냐는 인사가 무색할 정도로 사건 사고가 많은 세상에 살고 있다.

 

나이 먹어야 생기는 성인병이 젊은 층에서도 많이 발병하고, 자동차가 너무 많아져 여기저기 예기치 못한 사고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지구환경이 너무 악화되어 이름 모를 병과 바이러스가 생겨나고 거기에 적응하느라 인간이 점점 힘들어진다. 지구의 변화는 지구의 멸망을 미리 예견하고 보여주는 것 같다.

 

이런 세상에 살면서 언젠가는 죽는다가 아니라 그 일상 중 언제든 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살아있는 나날에 감사하고 고마운 사람들에게 따뜻한 미소를 건네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내 것을 나누고 함께 우리로 살아가는 모습이면 좋겠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다 보면 일주일, 한 달, 일 년이 될 것이고 그것이 죽음으로 가는 내 삶이 될 것이다. 우리가 살아온 나날의 모습으로 죽음을 맞는다면 잘 살아내야 하지 않을까.

 

당신이 내 삶에 함께여서 감사합니다

당신 덕분에 여기까지 살아온 것 같아 고맙습니다

어머니 덕분에 평안히 사람답게 살아낸거 같아 감사합니다

아버지 덕분에 두려움 없이 당당히 삶을 견뎌낸 거 같습니다

내게 가족이 있어 너무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당신 덕분에 내 삶은 꽃처럼 피어났습니다

 

언제든 생이별을 고해올지 모를 우리 주변 사람들에게 인색하지 않게 말해 주면 좋겠다. 덕분에 감사하고 덕분에 살아냈다고. 나는 감사한 마음 전해서 좋고 나의 감사한 말을 들은 상대는 자신이 살아온 세월에 대해 자존감을 높이 가질 수 있으니 좋다.

 

좋은 말, 감사하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에 인색하지 않길 바란다. 지금도 잘하고 있다면 더 많이 더 잘하길 바란다. 말로 표현해주는 내 마음에 인색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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