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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6-05-04 02: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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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0일 신록은 눈부셨다. 유난히 나뭇가지는 까맣게 보이고 연녹색의 작은 잎사귀들이 빛났고 바람이라도 불어주면 잎사귀들은 팔랑거리며 햇살이 부서지는 사이사이로 노래하듯 보인다. 그렇게 아름다운 자연속으로 한국문인협회 안성시지부 회원들은 문학기행을 떠났다.


봄을 닮은 문인들의 옷차림과 아이처럼 설레임 가득한 표정을 보며,  분명 이 자연속에 머무는 동안 그림같은 풍경을 그려낼거란 예감을 갖게된다. 문학기행의 목적지는 김유정문학촌이었다. 한번도 만난적 없는 역사속 인물에 대해 알아보는 일은 늘 기대가 된다. 소양강댐을 지나 춘천의 닭갈비를 맛있게 먹은 안성 문인들은 김유정역을 지나 문학촌에 도착하는 과정들을 가슴속에 그리며 김유정의 생가에 도착한다.


생가는 옛모습을 그대로 재현하면서 현대에 어울리는 관리를 받고 있었다. 문학을 사랑하고, 특히 김유정의 소설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지 않고 이어졌으며 해설사가 여러군데로 나뉘어 방문객을 맞아 상세한 설명을 하고 있었다. 앞으안성에도 지어지게 될 박두진 문학관을 생각했을 안성문인들의  이번 기행은 좀더 남다른 여행처럼 느껴진다.


문학촌의 영원한 주인 김유정 소설가는 1908년 태어나 1937년 29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1935년 (소낙비), (노다지)가 -중외일보- 신춘문예에 각각 당선되면서 문단에 데뷔했으며, 유일한 장편인 (생의반려)를 연재중 폐결핵으로 별세했다. 문학의 주경향의 하나인 "최적한 장소에 최선의 말을 배치하는" 조사법에 뛰어난 작가였다. 그의 문학은 농촌을 배경으로 인간의 욕망과 물욕, 정욕, 생활풍속의 단면을 현실주의적 수법으로 묘사한 것이다. 불과 2년 남짓 그가 남긴 대표적인 작품은 소낙비, 금따는 콩밭, 봄봄, 동백꽃, 따라지, 산골나그네, 두꺼비등이 있으니 실로 대단하다고 느낄 밖에.


대부분의 소장품이나 작품 정도를 전시하는문학관의 개념이 아니라 마을 전체가 김유정을 중심으로 구성된 듯 보일 정도여서 문학촌이란 말이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김유정의 동상앞에 가만히 서 있으니 만난적도 없고 눈빛 한번 나눈적 없는 기자는 문인의 한사람으로서 그의 짧은 생애 대해 애틋한 마음이 들었다.



아무리 긴 세월이 지났다해도 사람 살아가는 세상은 무엇을 먹고 어떤 환경에서 사느냐가 달라졌을 뿐 인간본성이 가지고 있는 것들은 사라질 수 없기에 그의 삶 한 단면을 생각하며 죽어 이세상에 없으나 그가 남긴 글은 지금까지도 아니 먼후세에 까지 전해지고 읽혀질 수 있다는 것으로 그의 짧은 생을 위로해 본다.


김유정문학촌을 나와 레일바이크를 타는 안성문인들. 표현할 길 없는 사월 마지막날 풍경속에 들어있는 그들의 색채를 환상이라는 단어로 밖에 설명 할 수없음을자책한다. 기차길 양옆으로 펼쳐지는 평야와 강줄기, 그들이 타고 달리는  빨간색 레일바이크는 너무도 잘 어울리는 질감이었다.


자연속에서 절로 터져 나오는 동요. 아무리 오랜 세월이 지났어도 가사하나 잊어버리지 않고 기억하는 -기차길옆 오막살이-자연은 그렇게 나이든 사람들을 동심으로 돌아가게 해준다.



강촌까지 짧지 않은 거리를 레일바이크를 타고 왔는데 그들의 얼굴엔 온통 신록들이 피어오른다. 여행이란 그런것이다. 특히 문인이 문인을 만나러 가는 문학기행이란 그런 것이다. 사람은 가고 없으나 글은 남아있어 영원히 읽혀진다는 것, 그러니 문인들은 글 한편 써서 세상에 내놓는 일이 얼마나 신중하고 어려운 것인가.


돌아오는 차안에서 무료하지 않게 삼행시를 지으며  그들 스스로가 조금씩 준비해온 사랑의 칭찬을 나누어 펼치는 소소함까지. 특별한 안성문인들의 문학기행은 준비하는 사람들과 참여한 사람들의 수고로움이 넉넉했음을 칭찬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눈이 부시게 푸르렀던 날 안성 문인들은 역사속의 문인 김유정을 만나고 돌아 오는 귀한 여행의 길위에서  자신들이 글이 되어 쓰여진 그날을 오랫동안 가꾸며 기억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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