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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11-02 07:4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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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게가 지나간다

등에 소라가 없으니

이젠 집게가 되었다.

 

바닷가에 빗물이 스며들 때

어딘가 모를 허무

어깨가 흔들리는 듯 하다.

 

아무것도 없다, 바보다

계획도 없다, 준비도 없다

그런 삶이 슬프다

 

소라껍데기 하나 줍고

곁에 놓는다

이런 모습이 겹쳐 보여

, 더 슬프다.

 

 

 

 






프랑스의 철학자 장뤽낭시는 "경계야말로 글쓰기가 발생하는 자리"라고 했다. 삶은 숱한 경계를 만들어내는 상황에서 의도치 않게 접점에 서있는 자신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빗물이라는 외부 자극은 드넓은 바다를 처연한 풍경으로 연출하게 만든다. 비가 아닌 맑은 순풍의 바다였다면 이와 달랐으리라. 살아가는 일도 이와 같다. 주체는 타자와의 관계성에서 응축된 감정, 자극으로 인하여 기울어진 사건 등에 유연한 환기를 시도하며 여러 경계를 경험하게 된다.


소라게 또는 집게(Hermit crab) 주로 고둥의 패각을 직접 짊어지고 생활하는 갑각류를 가리키는 명칭이다. 조개 등에 몸을 맞추기 위해 집게가 변형시키는 체형은 수많은 경계가 건네는 삶에서 시차에 대응할 수 있는 방식을 시인은 건네고 있다. (박용진 시인/평론가)

 

 

 

 






류봉희 시인

 



2012한국미소문학등단

시집걷자, 걷자꾸나』『생각의 차이

66회 한국인터넷문학상, 한국미소문학 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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