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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1-25 14:5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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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희 시인

[유영희의 共感同感창문 밖 바람소리 휭휭하다. 따스한 집안으로 공격해올 듯 소리에 민감하다


겨울바람은 평화롭기보다 을씨년스럽다. 제일 두꺼운 외투를 꺼내 입고 밖을 나선다. 문밖이 산문이라고 했던가, 공원의 그늘에는 희끗 마른 흰 눈이 쌓여있고, 새들은 허기진 날개깃에 닿는 찬바람 속을 속공으로 날아간다.

 

이 겨울에도 여행자는 있다. 나의 지인 권 시인도 주말이면 감성 차박 여행을 떠난다. 여행지에서 그는 시를 읽고, 바다가 보이는 전망 좋은 카페 테라스난간에 기대앉아 아메리카노 커피 한잔과 붉은색 블루투스 스피커로 아그네스 발차의 기차는 8시에 떠나네를 들으며 무거웠던 일상을 내려놓고 하염없이 바다멍을 하며 바라볼 것이다.

 

시가 그의 인생을 감싸는 영혼의 천이듯 문학 분과 방, 한 편의 시를 올려놓았다. 감동이 넘치는 글이나 시와 풍경을 독식하지 않고 함께 나누는 멋진 낭만이 있어 엿보는 맛도 진지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란 튀르키에 민중시인 나짐 히크메트의 진정한 여행시 부문을 되 내어 읽는다.

 

긴장된 삶은 근육 경직의 원인이 된다. 나로 훌훌 떠나는 여행이 이완의 탈출일까. 지금 살고 있는 오늘이 여행의 종점이 아니라 믿으며 우리는 매일과 새로운 항해를 꿈꾼다.

 

기차가 연인을 두고 떠나는 것처럼 응급으로 실려 오는 환자가 있다. 시인도 묶인 생의 그린벨트에서 벗어나 날고 싶어 쉼 없이 여행을 떠난다.

 

겨울이 한창 살찐 계절 환기를 위해 잠시 열어둔 유리창 베란다, 살아 있는 생명은 지난해 심은 넓은 화분의 맥문동뿐이다. 시든 대파도 속은 푸른 열망으로 가득하다. 대파는 탁탁 송송 끓는 국물에 넣고서야 묵언의 향기 두드릴 수 있다.

 

산문 밖이 좋다고 바람 길을 나선다. 어느 때 내 소리를 듣는 시간이 좋을까, 빈 공원의 나무를 바라보며 움직임 없는 생들의 지근한 내생을 생각해 본다. 가끔은 나를 보는 것보다 자연의 안온하고 정돈된 사설을 슬며시 바라보는 일도 조요(照耀)하다.

 

최고의 날들은 매일 매일이다. 세상의 소리는 걱정하지마로 스스로를 위안하고 있으니 밖의 시끄러움이 어느 둥치에 있어도 소원하지 않겠다.


[덧붙이는 글]
유영희 詩人. (사) 평택문인협회회원. 시샘문학회원. 문예사조로등단. 경기문학공로상수상. 평안신문칼럼게재. 개인시집 ‘어느 별자리를 가져도 좋다(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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