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24-03-09 10:32:33
  • 수정 2024-03-13 10:48:12
기사수정

▲ 유영희 시인

[유영희의 共感同感] 법정스님이 남긴 일기일회(一期一會)란 아름다운 법문이 있다.


일생에 단 한번 만나는 인연의 뜻이면서 기회이기도 하다. 인생에 늘 좋은 기회만 나를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기회임을 알면서 놓치기도 하고 눈치 채지 못해 지나가는 일도 빈번하다. 삶의 여백이 필요할 때 불필요한 것을 너무 많이 담은 까닭에 영혼이 공해에 찌드는 일도 수 없이 겪으며 살아간다.


이 꽃과 새들은 어디서 오는가. 이 나무와 공기와 구름은 어디서 오는가. 별과 모래와 행성들은 그리고 우리는 어디서 오는가. 지금을 어떻게 사는가가 다음의 나를 결정한다. 모든 것은 생애 단 한 번 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마라는 근본적인 궁금증과 대하면 온 몸과 마음에 향기로운 전율이 인다. 그리고 그 물음에 스스로 대답하는 현명한 자아와 따스하게 마주하게 된다.


지난 한 해는 홀로 시작하고 도전하여 결실을 맺은 일이 많았다. 그냥 호기심 없이 새로움이 없이 살았다면 결코 재미나지 않았을 인생에 활기를 얻음과 동시에 심신이 아프기도 했었다. 좋은 일과 나쁜 일이 간발의 차로 찾아와 기쁨과 괴로움 두 맛을 보았다. 좋은 일에 뛸 듯이 흥분하고 나쁘다고 침울해지는 그런 얄팍한 인간의 속성을 가지고 있기에 마음의 분별력에 동요됨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주변을 돌아보면 인생을 즐거움으로 사는 이보다 고통으로 사는 이들이 더 눈에 띈다. 넉넉하지는 않지만 가끔 나보다 더 어려운 이들에게 도움을 주기도 한다. 그것은 길고양이에게도 마찬가지다. 누군가 내게 귀인이 되어주었던 것처럼 나도 그들을 위해 귀인이 되어주면 행복이란 감정에 휩싸일 것이다. 사는 일이 괴로울 고()로 찬란하다면 희망과 주체가 없는 생으로 무너진다. 사회를 이루어 함께 사는 일은 화기애애(和氣靄靄)로 넘쳐나야 한다.


남을 생각하는 일은 진부한 일이 아니다. 삶의 모토가 되어 주는 좋은 말들이 많다. 그중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며 살아라는 말과 역시 법정스님의 남을 돕는 것이 나를 돕는 일이다란 말을 너무 좋아한다. 어쩌면 그것은 자기 자신을 먼저 사랑하는 일에서 비롯된다. 인연과 기회에 대하여 이야기 하였지만 매 순간을 사는 일은 남을 보는 시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것은 어디서 오는가를 묻는 일에서 시작된다. 내가 사는 일과 타인의 삶은 서로 같은 카테고리로 연결되어 있음을 아는 것은 모두 사는 일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잘 산다는 기준의 생각이 조금 다르긴 하겠지만, 그리고 사는 일이 각자도생(各自圖生)의 미완을 이루어 사는 가운데 주변인을 돌아보며 살 수 있다면 인간의 삶을 봄꽃에 견주랴.


[덧붙이는 글]
유영희 詩人. (사) 평택문인협회회원. 시샘문학회원. 문예사조로등단. 경기문학공로상수상. 평안신문칼럼게재. 개인시집 ‘어느 별자리를 가져도 좋다(2017)’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rtimes.co.kr/news/view.php?idx=28261
기자프로필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안성불교 사암연합회, 부처님 오신 날…
2024 안성미협 정기전
문화로 살기좋은 문화도시 안성
0.안성시 불공정 하도급 신고센터운영
한경국립대학교
만복식당
설경철 주산 암산
넥스트팬지아
산책길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