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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 - 안성·평택민주노총-안성시 비정규직지회, 최저임금 1만원 요구 선전전 진…
  • 기사등록 2016-06-15 18:27:39
  • 수정 2016-06-16 11:4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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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등록금의 인상으로 불어나는 학자금의 이자 때문에 어쩌면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것만 같아요. 최저임금 일만원 인상은 이자뿐만 아니라 원금까지 조금씩 갚아 나갈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 서인사거리에서 민주노총 평택․안성지역노조와 안성시비정규직지회가 선전전을 펼쳤다.



14일 6시 30분 서인사거리에 해거름이 가까이 내려앉을 즈음 안성시 비정규직지회와 안성·평택민주노총이 함께 최저임금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최저임금 1만원요구 범국민 서명운동’에 동참서명을 마친 국제대학교 보건학과 1학년 이모 학생의 서명이유다.


이렇듯 최근 최저임금제도에 대한 사회적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노동당,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계, 진보적 시민사회 단체 등은 오는 6월 25일까지 대대적인 최저임금 1만 원법 입법청원운동에 나서고 있다.


곧 20대 국회는 최저임금 1만원법안이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전망이며, 이는 지난 선거를 의식한 정치권이 4.13 총선 공약으로 이구동성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 ‘최저임금 1만원요구 범국민 서명운동’에 동참서명을 하고있는 시민들.



이에 이른 더위가 찾아온 서인사거리에서 민주노총 평택․안성지역노동조합(위원장 정미) 안성시 비정규직지회(지회장 황선도)30여 회원들은 “현행 최저임금은 시간당 6030원, 월 126만원에 불과해 여가생활, 문화생활을 전혀 하지 않더라도 빚을 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며, “최소한의 물질적 생활을 보장하는 수준을 넘어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는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촉구하는 거리의 풍경은 앞이 불투명한 짙은 회색이었다.


지난 4.13총선 선거공약으로 새누리당은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시간당 최저 임금을 최고 9,000원, 더불어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2020년까지 1만원, 정의당은 2019년까지 1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약속했다.


주지하듯이, 지난 2015년 8월 5일 고용노동부장관이 최저임금시간급이 6,030원, 월급으로 126만원(월 소정 근로시간 209시간 기준)으로 결정된 바 있다. 지난 2008년〜2015년 최저임금은 매년 평균 6% 안팎으로 인상됐지만,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은 하락했다.


최저임금이 상승하면 임금총액이 증가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기본급 이외에 지급되던 상여금 및 수당을 기본급으로 전환하는 편법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피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노동자들의 임금은 지난 10년 동안 대부분 제자리걸음이다.


2014년 기준으로 최저임금 수혜자와 미달자를 합하면 최저임금은 전체 노동자의 18.7%인 약 400만명에 달한다. 작년 2015년까지도 한국의 노동자 가운데 15%가량은 최저임금에 한참 못 미치는 돈을 받고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노동자 7명중 1명은 최저임금 이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이는 주요 20개국 평균의 2.7배, 이웃나라인 일본의 7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 허리띠를 졸라매고 하루 온종일 죽어라 일한 비정규직의 서러움이 현수막에 나타나 있다.


지난 201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고용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회원국 20개국의 최저 임금 또는 그 이하 소득의 노동자 비율은 평균 5.5%였지만, 한국은 14.7%로 조사대상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고, 20위, 21위로 하위권 수준이다.

이런 지경에“최저임금은 지역과 업종을 가리지 않고 국내 모든 사업장의 모든 노동자한테 적용된다는 점에서 알바나 생산직 등 저임금 노동자한테는 영향력이 매우 큰 소득 인상 수단”이라고 전하며, “안성시 무기계약직 125명 가운데 40명이 최저임금에 의한 일일단가 적용을 받고 있어 최저임금 1만원인상은 안성시 비정규직지회 노동자들과도 무관하지 않은 일.”이라고 말하는 비정규직지회 회원 김 모씨의 이야기는 그녀의 심장에서 나온 듯 했다.


저임금에 시달리는 불안정한 노동자와 그들의 가족까지 고려한다면, 법정 최저임금은 사실상 ‘국민임금’의 성격을 띤다. 이런 점에서 최저임금은 국민임금이라 일컫기도 한다. 따라서 최저임금은“노동자 개인뿐만 아니라 그 가족의 생계를 책임질 수 있는 임금 수준”이어야 한다.


이는 유엔사회인권위원회와 국제노동기구등 국제기구에서 적극적인 권고사항이기도 하다. 2015년 기준으로 최저임금을 비교했을 때, 한국은 프랑스의 1만 3,000원, 독일의 1만 2,000원, 영국의 1만 2,000원에 비교해도 다른 유럽 선진국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무엇보다 최저임금제의 도입과 운영의 목적은 노동자들의 경제적 빈곤을 완화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최저임금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노동자들은 주로 여성, 학생과 저학력층, 청년과 고령자, 숙박음식점업, 서비스직, 단순노무직, 영세사업체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 비정규직 가운데서도 주로 시간제, 임시직과 일용직, 노조가 없거나 비조합원 경우가 대부분이다.기본급을 제외하고 이렇다 할 수당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은 곧 ‘최고임금’인 셈이다.


하지만 최저임금을 받는 사회적 약자들은 일상생활 공간 속에서 언제나 유령처럼 잊혀온 노동인권 사각지대의 한 가운데에 서 있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하루 온종일 죽어라 일해야 하는 것이 대부분 노동자들의 현주소다.



▲ 민주노총 평택․안성지역노동조합의 한 회원 조끼에 씌어있는 `노동자는 하나˝라는 문구가 뚜렷하다.


최저임금은 매년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정부 추천 공익위원들이 사용자 단체와 노동조합 사이의 중간자적 역할을 하고 있지만, 사실상 결정권자 역할을 해 왔다. 그 결과 지난 2003년〜2015년까지 연평균 7.7%에 머물렀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이달 27일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최종 결정짓게 된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의 단계적 인상이 아닌, 대폭 인상을 주장하며. 민주노총 평택․안성지역노조 안성시비정규직지회는 안성 시민들을 대상으로 최저임금 선전물을 배포하고 거리 서명도 받는 최저임금 선전전을 지난 5월부터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하지만 이날 열린 선전전은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철폐! 노동자대회’가 오는 6월25일 서울시청광장에서, 7월 중 ‘민주노총 총파업 총력투쟁’의 그 단초임을 예고하고 있다.


서인사거리선전전을 뒤로하고 내딛는 기자의 발아래로 얼마 전 유리파편에 부상을 입고 수술을 한 유리공 막내 동생이 아른거렸다. 동생은 일주일째 깁스를 한 아픈 다리를 이끌고 일터로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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