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24-07-16 17:40:59
기사수정

 

▲ 유영희 시인

[유영희의 共感同感고온다습한 일기가 계속되는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 여행을 떠났다. 태어나 처음 가보는 진도행이다.

 

초행의 장거리 진도 여행인 만큼 운전이 미숙한 친구를 대신하여 능숙한 솜씨의 친구가 운전대를 잡고 휴게소마다 쉬엄쉬엄 쉬어가니 어느새 목포항을 지나고 장작 여섯 시간을 훌쩍 넘겨서야 목적지인 진도의 예약된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사실 진도에 대해 아는 정보가 별로 없다. 상가 간판마다 진도 명물인 진돗개 모습이 마스코트로 새겨져 진도 방문을 환영하는 듯 보였다. 힘겹게 방문한 진도니 기본은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라남도 진도군 하위 행정구역 16만이라고 한다. 군화는 동백꽃, 군목은 후박나무, 군조는 백조로 우리나라에서 3번째로 큰 섬이다.

 

시내를 벗어나 한참을 달려 굽이굽이 초록 풍경을 보며 들어선 한적한 섬의 안뜰이 소박하고 정겹다. 서해바다가 둘러싼 낯선 외지에 들어서니 왠지 울렁임이 인다


목포 해상케이블카를 지나쳐 올 때도 바다에 정박한 크고 작은 배의 풍경들을 눈에 가득 담았다.

 

일몰의 신비한 변화를 보며 숙소의 밝은 알전구 불빛과 푸른빛 수영장에 놀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마음 안에 내재된 불안정한 심리를 느슨하게 풀어 머나먼 외지 진도와 교감해 본다.

 

다섯 친구와 함께 서로의 생을 이야기하며 밤을 보냈다. 아침에는 숙소 앞 유명한 진도 신비의 바닷길을 거닐며 하얀 파도와 고운 모래 해변에서 살아가는 일이 지치지 않기를 기원했다. 오전 일정으로 숙소에서 2시간 조금 넘게 걸리는 팽목항으로 향했다. 어렵게 온 여행길이니 꼭 일정에 두어 기다림의 빨간 등대에서 어린 영혼들을 위해 기도하고 싶었다.

 

지금보다 젊었던 날, 이곳저곳 외지에서 지낸 시절이 있다. 연고가 없는 곳에서 홀로 산다는 것은 너무 외로운 일이란 걸 그때 절실히 느끼고 체험했다.


녹슨 컨테이너가 있던 구불한 길과 어두운 터널을 지나서 집이 있는 환경은 날마다 적막하고 고독하였다.


낯선 도시의 골목 시장을 구경하고 작은 시골마을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마을의 환한 벽화가 예뻐 발을 멈추었던 짧고 평화로운 여행의 일탈을 기억하며 돌아온 시간, 내가 현재 사는 곳이 가장 좋은 터전이란 걸 새삼 깨닫는다.

 

미수상락(眉壽上樂)은 눈썹이 하얗게 되도록 장수하면서 인생의 즐거움을 누리라는 뜻이니 익숙하고 평온한 고장 이 마을에서 미수상락을 오래도록 누리기를 바래본다.


[덧붙이는 글]
유영희 詩人. (사) 평택문인협회회원. 시샘문학회원. 문예사조로등단. 경기문학공로상수상. 평안신문칼럼게재. 개인시집 ‘어느 별자리를 가져도 좋다(2017)’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rtimes.co.kr/news/view.php?idx=29853
기자프로필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문화로 살기좋은 문화도시 안성
24미협기회전  미술파티
제17회 세계소프트테니스선수권 대회
상상 그이상 안성
한경국립대학교
만복식당
설경철 주산 암산
산책길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