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눈 멀고
귀 먹고
그래서 멍멍히 괴어 있는
물이 되는 일이다
물이 되어
그대의 그릇에
정갈히 담기는 일이다
사랑은
눈 뜨이고
귀 열리고
그래서 총총히 빛나는
별이 되는 일이다
별이 되어
그대 밤하늘을
잠 안 자고 지키는 일이다
사랑은
꿈이다가 생시이다가
그 전부이다가
마침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는 일이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
그대의 한 부름을
고즈넉이 기다리는 일이다.
<허영자 시인>
출생 1938년 08월 13일 (경상남도 함양)
데뷔 1962년 현대문학에 시 사모곡이 추천되어 등단
수상 1972년 한국시인협회상1986년 월탄문학상
1998년 민족문학상
경력 2000 한국시인협회 심의위원장. 한국문화예술진흥원 비상임이사.
성신여자대학교 인문과학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한국시인협회 제32대 회장. 문예진흥원 이사.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rtimes.co.kr/news/view.php?idx=30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