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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천삼백오십만 원 - 전 재산을 기부한 故전영월할머니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 3천만 원을 쾌척하며 기부릴레이 21호를 기록한 (주)신대원
  • 기사등록 2016-07-15 19:4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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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전재산 기부의사를 전하고 있는 故전영월할머니의 당시모습



요즘 우리 사회를 막장 드라마 세트장으로 만드는 사회 권력층, 지도층, 가진 자들의 사건 소식은 부끄러움도 양심도 내팽개친 아귀의 모습처럼 불편하다.


그 불편한 진실 속에서도 높은 사회적 신분과 지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란 뜻으로 아니, 요즘 들어선 사회적 신분과 별개로 ‘받은 만큼 베푼다.’는 의미로 많이 쓰이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안성시민장학회에서 발 벗고 나서서 펼치고 있는 ‘후원금 기부릴레이 운동’이 바로 그렇다.



▲ 안성시민장학회 21호 기부자가 된 ㈜신대원



황은성 안성시장이 1호를 기록하며 시작된 기부릴레이는 안성시 삼죽면에서 삼표 연탄의 계열사로 석산을 운영하며, 어려운 환경에서도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달해 주는 일에 앞장서고 있는 ㈜신대원(대표 강흥구)이 지난 8일 3천만 원의 장학금을 쾌척하여 총 18억7천7백70여만 원의 누적후원금을 기록하는 데 일조를 하며 21호 기부자가 되었다.


<23,500,000>


2016년 3월 10일 안성시민장학회 통장에 찍힌 숫자에는 故전영월할머니의 지난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숨 쉬고 있었다.


경기도 이천 출신인 故전영월할머니는 가난을 견디지 못해 어린 시절 다른 집에 수양딸로 들어가서 살다가 20대 중반에 결혼했지만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이유로 몇 년 만에 이혼을 당하고 혼자 살아오신 이야기며, 그동안 가정부일과 음식점사업, 조그만 구멍가게도 하면서 악착같이 돈을 모았지만 살림은 넉넉하지 못했던 일들이 담겨있었다.


또한 본인 사후에 전세보증금 2500만원과 현금 등 4000여만 원을 장학금으로 기부하겠다는 약정서를 기탁한 당시에 당뇨·고혈압 등 지병에다 골다공증으로 양쪽 다리 모두 골절상을 입어 거동을 제대로 하지 못해 고통을 겪고 있는 상태였으며, 2005년에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2007년에는 장기요양 2급으로 분류돼 월평균 30만~40만원을 지원받고 있는 상태였음에도 본인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에게 써달라며 기부금을 기탁하였던 가슴 뭉클한 이야기가 들어있었다.



▲ 故전영월 할머니가 전재산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한 작은 단칸방 전세 계약서


그녀가 고인이 된지 일 년 만에 평생을 고생스럽게 홀로 살아온 할머니의 전 재산이었던 단독주택 단칸방 전세금 중 일부는 사후비용으로 처리되고 남은 이천삼백오십만 원은 故전영월 그녀의 이름이 아닌 ‘기부릴레이 15호 기부자’라는 순정한 이름으로 다시 깨어났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의 반대말로 사용되는 ‘노블레스 말라드(Noblesse Malade)’란 말이 있다. 사회 지도층의 비도덕적 행위를 뜻하며, 근간엔 사회적 지위와 상관없이 ‘있는 사람이 더하다’라는 의미로 통용되고 있다


기자는 작은 돼지 저금통에 동전 몇 개 집어넣다가, 높은 사회적 신분과 지위에도 부끄러움과 양심마저 내팽개친 탐욕스런 사회 권력층, 지도층, 가진 자들에게 도덕적 의무에 상응하는 대가를 바라지는 않더라도 보통사람의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실천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은 알려주고 싶었다.


위안을 삼을 만한 일들이 많지 않은 작금의 시절에 그래도 안성에서 이렇게 훈훈한 이야기가 주렁주렁 열리고 있다는 소식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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