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하리아 사막
거기는 하늘과 땅이 맞닿아
하늘이 커다란 휘장을 둘러놓은 것 같고
하늘이 둥근 뚜껑을 덮어놓은 것 같다
해 뜰 때와 해 질 때
하늘과 땅의 이음새가 더 선명하다
간절히 찾던 것을
아주 멀리 와서야 알았다
어디서나 내가 있는 자리가
우주의 중심인 것을
눈에 보이는 것만 보느라
그 너머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줄 몰랐다
돌멩이 하나, 풀 한 포기
모래알갱이 하나도
놓인 그 자리가 바로 중심인 것을
그걸 찾아 한평생 헤맸다

박지영 시인
1992년《심상》등단
시집으로『서랍 속의 여자』『귀갑문 유리컵』『검은 맛』『사적인 너무나 사적인 순간들』평론집『욕망의 꼬리는 길다』외
대구문학상, 금복문화상 수상
(박용진 시인/평론가) 세상에서 펼쳐지는 일련의 현상들은 개인의 삶과 분리된 것처럼 여겨진다. 저런 일들이 나랑 무슨 상관이냐,라며 무감해진다. 하지만 나에게 특정 상황이 발생하면 무심한 주변이 소원해지기 마련이다.
나의 의지는 크지만 무한한, 세계라는 공간 앞에서 무력해지기 십상이다. 텔레비전을 켜면 부정적인 뉴스와 이해하기 힘든 사건, 사고 소식이 가득하다. 나는 인식하지 못하지만 실제로는 척박한 사막을 헤매는 영혼인 것은 아닐까.
낱낱의 모래 알갱이는 분리할 수 있다. 하지만 분리된 듯이 여겨지는 모래알이 모이면 모래밭이 되고 사막도 된다. 너와 나는 별개의 개체라고 할 수 없다. 모래알이 모여 모래밭도 되고 사막도 되듯이 나와 너, 저 사람들이 모여 모두가 된다. 나와 관련 없다고 생각하는 현상들이 나와 관계를 맺고 있음을 알기까지 시간은 필요하다. 모든 만물은 보이지는 않지만 점, 선, 면으로 모두 이어져 있으니까.
저곳은 지금이라고 여겨지는 이곳보다 나을까. 물론 나을 수 있다. 의지에 따라 움직이면 된다. 더 이상의 움직임이 불가능하더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외양과 다른 결과물로 실망할 수 있는 저곳일 수 있으니까. 시인이 언급한 '중심'이 지금, 여기라는 것을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