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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윤밴(YB) 기다릴께요” - ‘건우 아빠의 편지’ 페이스북에 퍼진 잔잔한 감동 물결
  • 기사등록 2016-08-08 22:05:51
  • 수정 2016-08-09 09:5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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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살 건우는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기 때문에 24시간 아빠엄마가 옆에 있어야 합니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건우는 2살 때 사고로 숨이 멈췄지만 어렵게 심폐소생술로 다시 살아난 아이입니다. 그런데 건우는 막 걷고 뛰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중증장애인이 되었거든요’.



▲ 페이스북을 통해 공유된 `건우 아빠`의 편지.(사진 속 어린이가 김건우 군이다.)


기자가 그를 안지는 3년 전쯤 일이다. 하얀 미소를 가진 맑은 영혼에 반해 무작정 읽게 된 아이의 사연-사회관계망(SNS)을 통해-은 아픔이었다. 사지를 뜻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음식은 위로 직접 투여해야 하며, 말도 못하는, 그래서 지속적인 재활치료가 필요하단 이야기와 일본에는 202개나 된다는 어린이재활병원이 대한민국에선 단 1개뿐이라는 부끄러운 기록들까지.


건우의 아버지 그리고 오빠를 천사처럼 토닥이는 동생 선우의 아버지 김동석. 나는 그와 한 번도 조우 한적 없지만, 형·동생이라는 단어로 조심스럽게 지켜보는 사이가 되었고, 사지를 뜻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건우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웃음만 지켜 볼 뿐이었다.


사단법인 토닥토닥 이사장 그 타이틀은 1년 전일이다. 생의 갈림길에 선 그의 아이 앞에서 그의 사는 법은 배경 속에 숨어있었다. 건우의 웃음을 꼭 지켜주고 싶다는 그는 이미 스스로 울부짖어 없어진 그의 모습 속에서 건우를 끄집어냈다. 그게 전부인 그.


그리고 ‘제 힘만으로는 너무 벅차네요. 그래서 힘들 때마다 노래로 힘을 준 윤도현밴드가 함께 해주시길 바라며 용기를 내봅니다.’라고 쓰여진 건우 아빠의 ‘윤도현밴드(YB)에게’ 보내는 편지가 내게로 도착하며 할 수 있는 것이 이것밖에 없는 내가 윤밴을 불러보는 오늘.


건우 같은 중증 장애아동들이 제대로 재활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어린이재활병원'이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사단법인 토닥토닥이다. 장애아가족과 시민들이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해 만든 비영리단체로 현실은 막막하기만 하지만 그들은 대전에 어린이재활병원을 건립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또한 건우아빠는 지난해 10월 국회에서 '일명 건우법이라 불리는 ‘지방어린이재활병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발의됐으나 국회에 상정도 되지 못한 체 자동 폐기되며 실의에 한 동안 빠졌었다. 하지만 다음달 9월 ‘건우법’이 재 발의 될 예정이란다 통과여부는 확신할 수 없지만.


하나가 모이고 또 다른 하나가 모여 우리라는 거대한 사람이 만들어지면 중증장애어린들에게 희망이 될, 그래서 건우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도와 줄 키다리 아저씨가 나타날 것이라고 믿는 동석인 바로 ‘윤도현 밴드’를 가리켰다. 그가 키다리 아저씨라며.


‘건우 아빠’ 동석인 SNS를 통해 '아빠의 간절한 마음'을 담은 편지글을 윤도현 밴드에게 전했으며, 부디 키다리아저씨의 작은 친절이 '위대한 기적'으로 영글어 ‘엉글벙글데이’와 ‘토닥토닥‘의 홍보대사로 ’윤밴‘이 허락해 줄 것을 건우와 함께 기도하고 있다.


“건우가 장애인이 된지 만7년, 치료시설이 부족해 맘 편하게 치료받은 적이 단 한번도 없다. 오는 10월이면 건우는 또 지금 병원에서 퇴원해야 하는데, 갈 곳이 없다. 제발 올해는 어떻게든 해결됐으면 좋겠습니다. 엉글벙글 페스티벌이 많은 시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YB를 비롯한 연예인들이 함께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동석인 말한다.


어려움이 왜 없겠는가만 현재 '건우 아빠'의 편지글은 사람들의 가슴을 타고 페이스북에서 잇따라 공유되며, 건우 아빠의 아련한 사자곡思子曲으로 울려 퍼지고 있다. 그의 바램이 이뤄질지 많은 사람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아래는 자신의 심장을 도려내 쓴 ‘건우 아빠’의 편지 전문이다.



▲ 대전어린이재활병원건립을 기원하며 건우 군과 함께 마라톤대회에 출전한 `건우 아빠` 김동석 이사장



더운 여름 잘 보내고 계신지요? 전 대전에 사는 건우아빠라고 합니다. 건우에게 한 '웃음을 지키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뛰고 있습니다.


그런데 건우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제 힘만으로는 너무 벅차네요. 그래서 힘들 때마다 노래로 힘을 준 윤도현밴드가 함께 해주시길 바라며 용기를 내봅니다.


9살 건우는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기 때문에 24시간 아빠엄마가 옆에 있어야 합니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건우는 2살 때 사고로 숨이 멈췄지만 어렵게 심폐소생술로 다시 살아난 아이입니다.


그런데 건우는 막 걷고 뛰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중증장애인이 되었거든요. 사지를 뜻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음식은 위로 직접 투여합니다. 말도 하지 못하죠. 그래서 지속적인 재활치료가 필요합니다. 한 달만 재활치료를 못받아도 신체의 변형으로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그 날 이후로 건우에게 '병원'은 생을 이어가는 곳이고 세상을 배우는 곳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세상은 건우에게 이마저도 쉽게 허용하지 않습니다. 사고 후 대전에서 재활치료를 받을 병원이 없어서 건우엄마는 서울로 아이를 데리고 올라갔습니다. 병원에선 3개월이 되면 퇴원시키기 때문에 타지에서 이 병원 저 병원으로 떠돌아다녀야 했습니다. 엄마는 임신 중에도 건우와 병원생활하다 7개월째 조산기가 와서 옆병원에 입원하기도 했습니다. 아무 연고 없는 인천에서 막막했을 건우엄마를 생각하면 지금도 너무 끔찍하기만 합니다.



▲ 단란한 건우네 가족들


건우가 있는 병원 옆의 산부인과 입원한 건우엄마를 보며, 아빠는 처음으로 세상이 해도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치료를 받아야할 아이가 치료 대기를 하다 신체와 생명유지에 위협을 받고, 치료시설이 부족해 전국을 떠도는 재활난민이 되고, 가족은 수시로 파탄위기로 내몰렸습니다.


장애어린이가 치료받을 수 있는 재활병원이 가까운 동네에 있었다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에 단 1개 뿐인 어린이재활병원이 일본에는 202개나 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병원은 수익성(수가)문제로 소아재활을 기피하고, 정부와 지자체는 무관심으로 일관한 탓입니다.


그런데 작년 10월 국회에서 '지방어린이재활병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룰'(일명 건우법)이 발의됐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19대국회에서 상정도 되지 못하고 자동폐기되었습니다. 올해 9월 건우법이 재발의될 예정입니다. 지난번처럼 우선순위에 밀리지 않기 위해선 시민들의 큰 여론이 필요합니다.


윤도현 밴드에게 '엉글벙글데이'와 토닥토닥의 '홍보대사'가 되어주시길, 제1회 엉글벙글페스티발에 와주시길 '아빠의 마음으로' 부탁드립니다.


건우가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것이 웃음입니다. 건우의 웃음을 꼭 지켜주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2016. 8.5 건우아빠 김동석 올림


*건우아빠의 맘이 수많은 아빠엄마의 파도를 타고 윤도현밴드에게 꼭 전달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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