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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6-05 09: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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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비했던 포장마차

하나 둘 밀려나간 자리에 들어선

리어카 하나, 판을 펼친다

 

회색빛 도심을

뜨거운 불꽃으로 수놓았던

밤바다의 활어들

달빛보다 찬란한 명성은

오늘부터 종적을 감추었다

 

눈발이 그치고

바람결 누그러짐도

알아채지 못한 내게

할머니의 파라솔 끝자락에도

성큼 여름이 왔다

 

 

 





박희영 시인



 

2024년 『한국미소문학』 등단  

2024년 대림성모병원 공모전 당선

 

 









 

[박용진 시인/평론가] 찰스 디킨스의 소설『두 도시 이야기』에는 "우리 앞에 모든 것이 있었고, 아무것도 없었다. 모두 천국으로 가고 있었고, 그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라는 구절이 있다. 삶은 의도하는 바와 다른 결과물에 실망 내지는 좌절하기도 한다.

 

세상은 생성과 소멸이라는 이원적이고 변화함으로 이뤄져 있으며 이러한 구성요소에 따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시인은 포장마차가 사라진 자리에 다시 리어카가 판을 펼치고 눈과 바람이 잦아든 줄도 모르는 사이에 여름이 왔다고 했다.

 

주관을 떠나 고요한 마음으로 사물을 관찰하는 것을 관조(contemplation)라고 한다. 특별한 사색도 없다. 그저 바라본다. 잠시도 머물 사이 없이 변하는 외부의 현상을 관찰할 뿐이다. 사유가 더해진 통찰의 힘을 주는 것은 그다음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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