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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6-09-18 16:2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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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청춘! 너의 두 손을 대고 물방아 같은 심장의 고동을 들어 보라. 청춘의 피는 끓는다. 끓는 피에 뛰노는 심장은 거선(巨船)의 기관같이 힘 있다. 이것이다.” 

                                                                             - 피천득 선생의 청춘예찬 중 -



▲ 노래자랑 프로그램에 한 학생이 열창을 하고 있다.



10일 안성 내혜홀 광장 하늘아랜 ‘끓는 피에 뛰노는 심장은 거선(巨船)의 기관같이 힘 있다’는 문구를 증명이라도 하는 듯 청춘들의 아우성은 기웃거리는 누구라도 청년으로 바꿔놓았다.


청소년에 의한,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의 축제라는 슬로건으로 출발하여 7회째를 맞은 ‘야단법석 페스티벌’은 기획부터 진행까지 청소년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가는 문화축제로, 세련된 연출을 하는 프로기획사는 아니지만 관내 중고등학생 10여명으로 구성된 청소년기획단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녹아든 작품이다.



▲ 고민없는 학교를 꿈꾸는 고사리 체험부스



연출 권한이 없는 청소년들은 기획자가 의도한 대로 보고 듣는 식상한 방식을 탈피하고 스스로 연출자가 되어 축제를 완성해나가는 그들만의 프로그램은 동아리체험부스에 나타나 있었고, 물론 기존 성인들이 구성한 방식을 크게 벗어나진 못했지만 과대평가와 과소평가의 오류를 범하는 형태는 아니었다.



▲ 호텔리어를 꿈꾸는 `한잔 할래` 서비스직 체험부스



몇 개의 체험부스 중 눈에 띄는 “한잔 할래?” 체험부스를 살펴봤다. 음료를 판매하는 부스명의 어감이 비단 기성세대인 필자만 상상하는 통속적인 것 이었을까만 호기심이 발동하기엔 충분했다. 필자는 편견일지 모르나 선정적인 문구 아니냐, 묻자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단지 우정도 한 잔, 사랑도 한 잔, 쉼이 필요한 청소년들의 순수도 한 잔씩 나누자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서비스직체험 동아리 깜냥이들 리더를 만나 연유를 듣곤 그들의 순결한 생각에 흠집을 낸 것 같아 얼굴이 금방 달아올랐다. 또한 리더는 “깜냥이란 단어엔 스스로 헤아릴 수 있는 능력이란 의미가 부여 되어 있어요.”라고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들은 수익금 전액을 ‘생존위안부 할머니 후원시설’에 할머니들의 생활복지와 증언 활동을 위해 기부한다는 깜찍한 생각도 표현했다.


하지만 청소년이 주인이 되어 만들어진 행사일지라도 기특함을 칭찬 해주는 것이 첫째가 되어야 겠지만 그렇다고 기존 기성세대 문화를 답습하는 과정에서 지적도 필요하다고 생각들었다. 순수한 의도였을지라도 ‘한잔 할래?’가 품고 있는 문구의 뉘앙스와 부스 명 ‘범죄자 잡기 사격게임’에 잠깐 동안 붙은 ‘여직원구함’이란 표찰(물론 장난의 한 표출일 것이라 추측)은 성인문화를 베낀 것 같아 씁쓸하게 앙금으로 남아 작금의 현실임을 인정해야 할 것인지 한참 혼란스러웠다.



▲ 제7회 야단법석 페스티벌 기획단장 안청중학교 1학년 한승효 학생



“청소년들 가슴에 지니고 있는 각각의 끼를 발산하여 그들의 꿈꾸는 미래를 먼저 체험해 보는 것도 괜찮은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세상은 혼자서 살아 갈 수 없듯이 이번 축제도 형, 누나들의 도움 없인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었고요.” 6회째 공연에 참여한 누나를 따라왔다가 그 매력에 빠져 기획단에 노크를 해 기획단장까지 맡게 됐다는 안청중학교 1학년 한승효 학생은 인터뷰 내내 어린 나이라고 느낄 수없는 어른스러운 점잖은 모습을 유지했다.


이날 12시30분부터 늦은 저녁 8시30분까지 야단법석 페스티벌추진위원회(안성교육지원청, 전교조 안성지회, 청소년을 사랑하는 모임)가 주최하고, 야단법석 청소년 기획단이 주관해 진행된 제 7회 야단법석 페스티벌은 12개의 부스별 체험 프로그램 그리고 골든벨, 노래자랑, 미션릴레이, 동아리 경연대회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으로 청소년들의 끼를 맘껏 펼친 성공적인 축제라고 평하고 있다.



▲ 별빛 캘리 그라피 체험부스


▲ 금연의 중요성을 홍보하고 있는 문기초 `딱 한 번도 안돼요`체험부스팀



하지만 동시간대에 안성교육청 주최 ‘2016 안성맞춤 문화예술 어울림 한마당’이 비룡초등학교에서 열리고 있었다. 청소년들이 직접 만들어 즐기는 축제라는 의미를 부여한 이 행사에 즐길 사람이 없으면 허사 아닌가. 세심한 배려와 조율이 필요했으리라.


각 학교와 교실 등에 일일이 포스터를 붙이고 SNS(사회관계망)를 통해서도 적극 알려 친구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나와 소통할 수 있길 희망했던 기획단의 맨 몸 홍보 등 이러한 경험은 주도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가는 데 밑거름이 될 것임에 반기를 들사람은 아무도 없으리라. 성공적인 축제개최에 신심으로 박수를 보낸다.



▲ 노래자랑을 끝내고 심사결과를 발표하는 축제 관계자


‘인류의 역사를 꾸며 내려온 동력은 꼭 이것이다. 이성은 투명하되 얼음과 같으며, 지혜는 날카로우나 갑 속에 든 칼이다. 청춘의 끓는 피가 아니더면 인간이 얼마나 쓸쓸하랴?’


필자는 다시 한 번 피천득 선생의 수필 청춘을 들어 잠깐 이었지만 ‘제 7회 야단법석 페스티벌’에 참여한 청년이라는 착각을 해보았음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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